형태소와 단어2

단어의 세계

by 정진

자, 이렇게 형태소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형태소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형태소는 크게 자립(free) 형태소의존(bound) 형태소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립한다'는 말은 '의존한다'의 반대 속성으로 어딘가에 묶여(bound)있지 않다는 의미이며 단독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다음 예시를 봅시다.


a. 겹눈
b. books


'겹눈'은 다중으로 중첩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형태소 '겹-'과 시각 기관을 나타내는 형태소 '눈'으로 구성된 단어입니다. 이 둘 중 다른 한 쪽 없이도 사용 가능한 자립 형태소는 무엇인가요? 바로 '눈'입니다. 반면 '겹-'은 다른 성분이 없이 쓰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눈'은 자립형태소, '겹'은 의존형태소입니다.


'books'는 어떤가요? 'books'는 그냥 '책들'이라는 뜻인데 '겹눈'처럼 형태소 분석이 가능할까요? 'books'에서 '책'이라는 의미를 담당하는 부분은 'book', '-들'을 담당하여 복수를 표시하는 부분은 복수 표지 '-s'입니다. 즉, '겹눈'처럼 두 개의 형태소로 구성된 단어입니다. 이 중 'book'은 다른 성분 없이도 성립 가능한 자립 형태소, 복수표지 '-s'는 다른 형태소가 꼭 필요한 의존형태소 입니다.


다만 형태소의 자립과 의존이 매번 명확하게 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 이 문단의 첫 문장을 예시로 들 수 있겠네요. '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에서 '-것'은 자립할 수 있는 형태소일까요? 아니면 의존적일까요?


a. 철수의 것
b. *것
c. 철수의 책상


b에서 볼 수 있듯 '-것'은 그 자체로 사용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따라서 어느정도 의존성을 지닙니다. 하지만 '-것'은 '철수의'와는 구별되는 성분이며 자립형태소인 '책상'과 같은 자리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먹기'의 '먹-', '-기'처럼 전형적인 의존 형태소가 나타나는 자리와 구별됩니다. 따라서 의존-자립 구별은 분명 유효하지만 중간지대를 지닌 개념인 것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형태소와 단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