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자동차 도로연수를...

칭찬을 자제하게 되는 일

by Jina가다

“정신 차려 엇! 억, 사람지나가잖아아아~!!!”

결국은 사자후를 날리며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침착하게 잘하고 있어. 좌우를 확인하면서. 그렇지”

조용하고 차분한 음성으로 이어지던 설명은, 한 시간이 흘러 아들의 긴장이 풀린 듯하자 다시 큰소리가 나왔다.


“하하 아이고 두통이 몰려오네. 아무래도 오늘 운전 연수비를 받아야 할 것 같다.”

두 시간 동안 아들과 경주의 곳곳을 누볐다. 아파트 현관을 나와서 제일 먼저 간 곳은 세차가 가능한 주유소였다.



“자, 좀 더 앞으로 움직여 주차하고... 브레이크, 파킹, 사이드브레이크, 시동... 핸들 옆 주유구 그려진 버튼 눌러요.”

카드를 건네며 팔짱을 끼고 멀찍이 자동차 뒤에 섰다.


“5만 원만 넣으면 될 것 같아. 버튼 천천히 눌러.”

요즘 아이들은 휴대폰 정보 전송이 너무 빨라 걱정된다는 남편의 말이 기억났다. 화면에 뜨는 선택 버튼들을 거침없이 누르며 넘기는 아들에게 휘발유와 경유를 구별해 차분히 누르도록 얘기했다.


주유가 마치자 세차장으로 차를 옮겼다. 처음으로 세차를 해 보는 아들의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렸다. 어찌 되었든 운전대를 맡겼으니, 끝까지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도록 모른 체했다. 세차를 도와줄 사장님이 나오자 세차할인권과 카드를 건넸다.

“버블 추가할까요?”

“아니요, 그냥 세차해 주세요.”

“2천 원 비용을 더 쓸 필요가 없지.”

옆에서 무엇이든 보고 있는 아들에게 작은 것들도 비용을 아끼도록 신경 쓴다.


운전석 옆으로 바짝 붙은 사장님은 유리창을 열고 멀뚱히 보고 있는 아들에게 묻는다.

“이 기계 사용해 보셨어요?”

“아니요, 저는 처음인데요.”

“네, 제 아들이 처음입니다.”

“자, 앞으로 이동해서 자동차 바퀴를 기다란 턱에 나란히 만들어 봐요. 어어, 다시 뒤로 조금 물러요. 네 됐어요. 백미러 접고요.”

백미러 버튼을 찾느라 아들의 손과 눈이 바쁘다. 얼른 손을 뻗어 문짝에 달린 버튼을 눌러서 백미러를 접었다.


“하하 정신 하나도 없지? 차분히 해. 누가 뭐라 하면 어때? 그냥 천천히 그리고 차분히 내 할 일 하면 된다.”

폭포수로 깨끗하게 씻겨진 차를 몰아 도로로 나오면서 유리창을 열어 사장님께 함께 인사했다. 나도 함께 정신이 없다 보니 백미러와 자동차에 남은 물기 제거하는 일은 깜빡했다.




다음으로 국제 운전 면허증을 발부받기 위해 경주경찰서로 향했다. 아프리카 봉사를 떠나는 막내아들에게 면허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주 박물관을 지나고, 경주역을 지나 시내를 가르면서 골목길로 우회전했다. 천천히 내비게이션을 따라 아들은 운전했다. 여덟 대 정도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서 아들은 몇 번이고 멈칫했다.

“이번엔, 저 까만 차 옆으로 정면 주차 해 봐. 지금과 달리 앞에 주차턱이 없는 경우도 있어. 옆 차량의 백미러에 비슷하게 맞춰 넣으면 된다. 핸들은 항상 일자로 마무리하고.”


가까스로 주차를 마친 아들은 한숨을 쉬며 말한다.

“경찰서 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일으킬 수는 없잖아요? 하하”


여권사진과 국내 면허증을 들고 간 아들은, 한참 후에야 영문으로 된 국제면허증을 새로 발급받아와서 보여준다. 그리고 초콜릿을 건넨다.

“오늘이 화이트데이잖아요.”

어머나, 연수비 고마워요. 맛있게 먹을게”

폰으로 아들의 선물을 인증하고 남편에게 전송했다. 오늘은 이런 날이라는 알림을 보낸다.




오전부터 시작한 외출이라, 하루 종일 아들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훈련을 시킬 예정이다. 어젯밤 운전연수를 위해 아들은 남편에게 운전 보험을 부탁했다. 본가에 머무르는 일주일 동안 복잡한 도시가 아니라 다행이다.


“힘들지 않니?”

“어머니, 20분씩 조금씩 하는 것보다 2시간 동안 운전해 보는 게 훨씬 낫대요.”

“그래? 그러면 오늘은 종일 운전할 각오를 좀 해야겠는데. 우선 카페로 가서 쉬었다가 경주 바닷가로 드라이브 가자.”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대형 카페 벤자마스로 향했다. 보문호 줄기가 형산강으로 흘러가는 천변에 위치한 카페는 4개의 건물을 다양한 카페의 모습으로 운영 중이다. 6년 전에 와봤던 좋은 기억에 아들과 함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일부러 자동차 사이에 후진 주차를 요청했다,

“자동차들 사이에 뒤로 넣어봐.”


빈 주차장에서 몇 차례 주차를 연습했던 아들은 또 한 번 당황스러워했다. 다행히 주차를 돕는 화면이 자동차에 장착되었지만, 백미러와 실물을 확인하며 주의할 것을 자꾸 얘기했다. 핸들을 한 손으로 함께 도우면서 각도를 맞추고, 자동차를 일자로 세워서 뒤로 주차선 안까지 넣는 연습을 했다. 운동을 잘하는 아들은 순발력도 뛰어나서 감각 있게 금방 배워낸다. 그래도 운전대에서 칭찬만은 아끼고 또 아낀다. 안전과 관련 있는 일에는 신중함을 더하고 또 더해야 한다.




아들과 마주 앉아 차를 한 잔씩 마시며 긴장을 풀었다.

우리의 오후는 경주 천년 한우 식당에서 육회비빔밥을 먹고, 양남 바닷가로 향할 예정이다. 아들의 운전대를 도우면서 보조석에 앉아 창밖으로 보았던 개나리가 생각난다.

봄날처럼 아들은 또 작은 것들을 시도하며 어른이 되어간다. 그리고 조금씩 우리의 곁을 떠나 스스로 일어 설 연습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일에 실패란 없다.
오직 경험만이 있을 뿐이다.
손웅정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경주 양북... 엄마 눈에는 항상 작은 아이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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