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FOMO’를 주제로 영어회화 방송이 진행되었다. 나도 혹시 'FOMO 신드롬'으로 조바심을 내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FOMO(the Fear Of Missing Out)는 원래 마케팅 용어로 사용되었는데 소비자들이 어떤 기회나 기쁨을 놓칠지 모를 가능성에 대해 두려워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말한다.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이다. 소외 불안증후군이라 표현할 수 있다.
블로그와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경제, 살림, 영어, 운동,그림 등의 자료들을 찾다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경제 관련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는 강사들과 이웃들의 조언에 경제 관련 서적들을 몇 차례 빌려왔다. 그리고 가끔씩 유튜브를 통한 경제수업에 귀를 열어 놓으려 한다. 소액으로 주식을 시작해서 꾸준히 돈을 모으고 있는 딸과 아들을 보면서도 나는 아직 계좌를 열지 못했다.
살림 스타그램을 열어보면 각 잡힌 살림살이와 미니멀한 사진을 보며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정리해 보았노라고 애썼던 내 부엌과 방들을 훑어보면 한숨이 나온다. 정리 수업을 도와주었던 코치님께 보냈던 사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어떤 이의 신혼살림처럼 보이는 인스타그램 사진들을 살펴보니 두 명의 아이들과 강아지들도 키운다. 그런데도 그녀의 부엌은 살림이 단출하고 거실과 방은 모델하우스처럼 빛이 난다. 따라 해 보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다운로드하여 본다.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내 보폭에 만족하지 못하면 자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영어 원서를 읽고 낭독과 녹음을 해왔다. 조금씩 진보되고 있음을 스스로 느낀다. 영어책을 자연스레 넘길 수 있다는 사실로 만족하면 좋을 텐데 눈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수많은 온라인 모임들이 공유되고 모집을 하는 동안 욕심과 부러움은 한없이 넘실거린다. 나 자신마저도 혹 멋진 모습으로 비치고 싶어 하지는 않는지 남들에게 FOMO를 느끼게 하는 사람은 아닌지 잠시 멈춰보게 되었다.
코로나가 시작된 1년 동안 SNS의 멋진 통로를 통해 도전과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었다. 우리 사회가 힘겨운 상황들을 겪는 중에도 용감한 이들은 자신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장들을 내밀고 있다. 더 멋지고 새로운 삶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가는 사람들의 변화를 보면 놀랍기만 하다. 조심히 발길을 내밀고 따라가면서도 새로운 도전들이 함께 즐겁기도 하다.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고 온라인으로 그림을 배우고 영어공부도 함께 하는 나만의 어른 홈스쿨링이 지속되고 있다.
FOMO가 아닌 JOMO(the Joy Of Missing Out)로 즐거움을 놓치지 않고 싶다. 느리더라도 자신을 달래고 격려하고 누리는 내가 되고 싶다. 주식을 좀 모르면 어떻겠는가? 유행하는 책을 못 읽고, 살림이 좀 흐트러지면 어떻고 영어실력이 늦게 증진되어 잘못 알아들어도 별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가족을 향한 눈길이 냉정해지지 않고 마음에 여유가 있어 행복하다면 나는 괜찮을 것 같다.
즐거운 일들을 좀 더 천천히 누리고 완벽함이 없을지라도 내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면 나는 많이 행복할 것 같다. 1년 뒤 오늘 나는... 더 멋지고 빠른 삶보다는 내 자리를 비우지 않고 좀 더 따뜻한 모습 그대로 엄마, 아내, 딸 그리고 Jina 가다 내 모습으로 있으려 한다. FOMO 보다는 JOMO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