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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가 필요한 이유

유머는 능력이다.

by Jina가다

“여기는 우도에서 유일한 경찰청입니다.

보세요~ 오토바이 한 대~!”

“하하 파출소 말하나 봐...”

“저기는 우도의 대형 쇼핑몰입니다. 그린마트... 이름도 우도스럽지요? 저 멀리 우도 최고층 빌딩인 3층 건물은 우도의 랜드마크입니다. 바로 옆은 금융권 건물인 농협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도의 명동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호호호...”







우도를 관광하는 버스는 웃음으로 넘쳐난다. 우도 버스기사님들은 유머 있는 안내멘트를 교육받으시는 걸까? 매번 올 때마다 관광지 설명을 들으면서도 피식 웃게 된다. 어찌나 능청스럽게 말씀들을 잘하시는지 아재 개그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경직된 마음이 스르르 해제되어 물개 박수를 치면서 웃게 된다. 우도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조금 더 행복해졌다. 구간별 내리는 정류장이 다가오는데 설명과 유머를 더 듣고 싶어 계속 앉아있고 싶었다.


젊은 날 헛소리와 유머가 가볍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유머가 있는 밝은 사람들이 좋아진다. 자신을 잠시 무너뜨려서 언어의 기술로 타인들을 웃게 하는 그들은 능력 있는 사람이 맞다. 개그맨들이 미인과 결혼한 경우들이 많고 요즘에는 일부러 유머집을 찾아 공부하는 이들도 있다. 유명 강사들은 유머 있는 문장들로 강의 전에 청중들의 마음을 휘어잡기도 한다.


유머는 어려운 관계를 부드럽게 한다. 처음 만나는 강사나 상사의 가벼운 유머 한 마디는 긴장된 분위기를 일시에 풀어 주기도 한다. 면접관의 한마디는 긴장을 풀어주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유머 한 마디는 타인을 향한 배려와 같다. 이러한 사람들 옆에는 누구나 가까이하려 한다. 아마도 적을 친구로 만드는 경우들도 있을 것이다.


유머는 삶을 긍정적이고 즐겁게 한다. 부정적인 사람은 유머로 타인을 즐겁게 할 수 없다. 사고가 비뚤어진 사람은 밝은 유머가 아니라 의도가 있어 비꼬는 말을 하게 된다. 삶에 유머가 있는 사람은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식세계도 긍정적으로 움직인다.


링컨 대통령의 부인 메리 토드는 성질이 몹시 급했다고 한다. 링컨이 변호사로 일할 때, 메리가 생선가게 주인과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이때 링컨은 주인에게 조용히 얘기했다.

“저는 15년째 참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15분이니까 그냥 참아주십시오.”


세계의 대통령들 중에는 유머 있는 사람들이 많다.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 중에 유머 작가가 있다고도 하니 유머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링컨, 처칠, 대처, 레이건, 캐네디, 오바마 등 대통령들의 유머와 위트는 회자되고 기록으로도 남아 역사와 함께 남아 있다.


유머는 젊음을 준다. 타인을 즐겁게 하는 말은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도 함께 웃게 한다. 마음이 밝은 사람들은 신체도 젊고 건강하다. 새로운 유머들을 떠올리고 생활과 언어를 연계 짓는 창의적인 언어생활은 사고를 젊게 할 것이다. 유머를 나누는 사람은 반짝이는 눈으로 젊어 보이게 한다.

1981년 3월, 레이건 대통령이 저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을 때의 일이다. 지혈을 위해 간호사들이 레이건의 몸을 만지자 아픈 중에도 레이건은 농담을 던졌다.

“우리 낸시에게 허락을 받았나?”


응급실에 모인 보좌관들과 경호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있는 것을 보고 레이건은 말했다.

“할리우드 배우 시절 때 내 인기가 이렇게 폭발적이었으면 배우를 때려치우지 않았을 텐데...”


얼마 후 부인 낸시 여사가 응급실에 나타나자 레이건은 이렇게 유머를 날렸다.

“여보, 미안하오. 총알이 날아왔을 때 영화에서처럼 납작 엎드리는 것을 깜빡 잊었어.”


대통령들의 유머를 찾아서 읽다 보니 유머는 사고의 세계가 넓은 사람들이 던질 수 있는 능력 있는 말처럼 느껴진다.


진지함만 가득 채운 내게도 유머를 채우기 위해 유머집을 한 권 구입해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유머 가득한 영어강사이자 영화인 썬킴이 출판한 세계사 책을 읽기 시작했다. 유머 가득한 그가 들려주는 세계사 이야기는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대된다.


"유머 감각은 큰 자산이다."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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