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 샐러드

남편의 양배추 샐러드

by la Luna el Sol

남편은 최소 4년 동안 평일 점심으로 샐러드를 먹어왔다. 물론 점심 약속이 생기거나, 점심 회식 등 특별한 이벤트가 생기면 일반식을 먹는다.


처음에는 다이어트 목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살이 확 찌는 사람이라 종종 다이어트를 하는데, 그 일환으로 점심 샐러드를 먹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오랜 기간 함께해 온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과식을 하지 않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과식을 한 날이면 속 쓰림이 심해 약을 먹어야 할 정도였는데, 과식하는 날이 참 많았다.


그렇게 점심에 꾸준히 샐러드를 먹으면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건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같이 일하게 된 동료가 점심 식사 때마다 엄청난 양의 채소를 먹는 것을 보고 저녁 식전에 채소 한 그릇을 먹겠다고 했다.


건강 관련 유튜브나 책을 통해 식전에 먹는 채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미 알고 있었으나, 채소 먼저 먹는 식습관을 시작하기가 어려웠는데 실천하는 사람을 보니 의욕이 생긴 것 같았다.


처음에는 ‘양배추'를 삶아서 줬는데, 삶은 것보다는 생 양배추가 입맛에 더 맞다고 해서 생 양배추에 올리브유를 뿌려서 줬다. 그렇게 한동안 정말 맛없어 보이는 양배추와 올리브유를 먹었고, 이후에는 오이도 넣고 가끔 방울토마토도 넣으면서 지금의 양배추 샐러드의 모습이 갖춰졌다.


남편은 우리 가족 모두가 이런 식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편의 생각에 동의해 첫째에게는 항상 첫 입은 채소를 먼저 먹게 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고 최대한 채소를 많이 주려고 하고 있다. 특히 매일 아침은 물을 마신 뒤 파프리카를 1/3개에서 반개 정도를 먹인다. 그래서인지 첫째는 채소를 정말 잘 먹는다. 삶은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 당근, 애호박, 시금치 등 골고루 참 잘 먹는다.


문제는 둘째와 나다. 둘째는 식욕이 없고 입이 짧다. 먹는 채소라고는 콩나물뿐이다. 둘째는 순서고 뭐고 콩나물이라도 최대한 많이 먹이려고 하고 있다. 둘째보다 더 큰 문제는 나다. 몸에 안 좋은 음식만 좋아하고 즐겨 먹으니 채소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습관이 되지 않는다. 남편처럼 샐러드가 습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장 오늘 저녁부터 식전 샐러드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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