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면서 느끼는 감각
물에는 결이 있다.
수영을 하면서 생기는 물결을 어떻게 느끼는가는 너무 중요하다.
첨벙첨벙
어푸어푸
때로 수영은 이런 부사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사실 이건 하수들의 수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영은 물과 싸우려고 하기보다는 물과 친해지는 것이 포인트다. 물과 싸워서 이기려는 수영은 '나 살려라~~'느낌을 줄 수 있다. 이건 마치 어릴 적 읽었던 [해와 바람의 대결]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동화 속 이야기에 나오는 바람처럼 쓸데없이 거칠게 바람을 불며 힘을 빼지 말자는 것이다. 수영 고수들의 영법은 굉장히 우아하고 부드럽다는 것을 잊지 말자.
물과 싸우지 말기!
수영 레슨을 하면서 기초 단계이던, 실력이 좋은 분이시던, 선수건 수업 시에 강조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감각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같은 30분을 물속에서 보내더라도 내 몸의 감각 수용체들에 집중하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이다. 그냥 연필만 잡고 공부한답시고 앉아 있는 그런 수영은 생각보다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몸 구석구석에 물결이 어떻게 흐르고 닿는지를 느껴보자. 그것이 수영이 빠르게 늘 수 있는 핵심이다.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다.
수영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음에 "발차기", "Kick"이라는 것을 배운다. 가장 먼저 시작하는 자유형 발차기를 보면 그저 위아래로 첨벙 대는 모습이다. 이때에 발을 제대로 포인 해보고, 발등 그리고 발바닥에 물을 느끼려고 노력해 보자. 내가 발등으로 물을 부드럽게 누르면서 앞으로 나가는 방법을 터득한 개인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와, 나가는 게 느껴져요!
발차기만 차는데 왜 이렇게 운동이 되죠?
발차기만 잘 차도 운동이 제대로 된다. 물이랑 싸우느라 힘든 게 아니라, 근육의 쓰임을 느끼며 내가 물을 이용하여 나가기 때문이다.
물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예시도 들어보겠다.
개인적으로 종종 회원님들께 예시로 드는 설명 방법인데, 사실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이미 어릴 때부터 인지하고 있는 물에 대한 이해 영역이다. 화장실에서 양치를 마무리하기 위해 손에 물을 받을 때에, 물을 최대한 강하게 틀어놓고 물을 받으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 물들이 다 튄다는 것을 알 테니깐. 양치할 때에 물을 부드럽게 틀듯이 수영할 때에도 부드럽게 발다리를 저어보자. 물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물을 너무 세게 쳐서 물이 도망가진 않는지, 등 느껴지는 것이 다를 것이다. 너무 겁먹지 말고, 물에 들어가면 천천히 발을 휘적이며 발가락까지 느껴지는 물살을 느껴 보자. 팔을 휘적이며 손바닥 그리고 손가락 사이에 느껴지는 감각을 살려보는 것으로 시작해도 좋다. 손가락들을 가지런히 붙이고 손바닥으로 물들을 잘 느껴보고 어루만져보면, 생각보다 물들이 도망가지 않는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된다.
사실 개인이 물속에서 느끼는 감각은 사람마다 너무 다르고 선생님으로서 나의 20년간의 경험을 전달해 줘도 때로는 다르게 느끼기도 한다 (나이가 들고 몸이 많이 굳을수록 개인마다 감각이 무뎌지는 곳들도 있다).
그럼에도 집중해야 하는 포인트들은 명확하게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그저 물을 잘 다루기 위함일 뿐이다.
어느 레벨의 스위머던 간에 발차기 한 번, 팔 돌리기 한 번마다 내 몸이 어떻게 물을 느끼고 있는지 생각해 보며 수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