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엄마의 사랑은 방부제가 없어도 상하지 않는다.
속물이라고 말 할지 모르겠다. 엄마와 딸의 관계 이전에 인간대 인간이구나. 엄마의 사랑은 유효기간도 없고 방부제를 많이 넣었는지 상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나의 월급날은 엄마의 용돈으로 그 사랑은 꿀이 줄 줄 흘렀었다. 돈이 왠수라고 밥 이 왠수인지도 모르겠다. 산 입에 거미줄 치겠는가, 지 밥그릇은 가지고 태어난다. 아직도 안부와 함께 하는 인사 중 다음에 밥 한끼 하자. 밥은 먹었나, 얼마전 광고에는 밥은 먹고 다니냐,
아빠 엄마 나 없어도 끼니는 꼭 챙겨, 밥이 보배다, 밥 심으로 산다. 내 한테 시집오면 삼시세끼 밥은 먹여줄게, 밥 먹고 해라, 밥은 엄마의 사랑이다. 티비 광고에도 밥이 빠지면 재미가 없다.
한 날은 우리 부부의 목소리가 올라가자, 크게 다툰 것도 아닌데 ,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사안이 걸려 있었다.
누구를 따라 가야 자기에게 이득이 있을지를 큰아이와 작은 아이가 신중을 들여 결정을 하고 있었다.
돈은 없어도 우리 부부가 자랑할 수 있는 건 부부싸움을 손 꼽을 정도로 했을 뿐인데 목소리 톤이 올라가는 것 듣고 자기의 밥을 위해 부모를 선택하고 있으니. . . . . . . 참 여하튼
"엄마 영아는 엄마를 따라 간대, 난 아빠가 음식 만들어 놓으면 밥은 차릴 수 있어, 난 아빠를 따라 갈거야"
" 작은 아이는 아빠를 유독 좋아한다. 어느 정도냐 하면 아빠가 차에서 한 방 뿡 하고 날린 방뀌 냄새도 구수하단다. 오히려 내가 야단 법썩을 떨면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했든 녁석이다.
그런 녀석이 아빠를 배신하고 엄마를 따라 가겠다고 한다. 단지 밥 때문에 . . . . .
그 일로 우리 부부는 한 바탕 웃었다. 남편은 작은아이 약 올린다고 이런 배신자 " 아빠 난 아직 어려서 밥을 차릴 수 없어요. 난 밥이 없으면 안돼요. " 어린 아이들도 밥 앞에 힘든 결정을 해야 하는데 어른이라고 별 수 있으랴. . . . . . .
엄마라고 달랐을까? 할아버지의 집안은 개성이씨(이성계 집안) 할머니는 풍양 조씨 세도가의 집안으로 지주 였단다. 이북에서는 총살 감이다. 대궐 같은 집과 창고에 가득한 곡식을 버리고 일가친척 하나 없는 남한을 넘어 온 것이다. 오는 도중에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말이다.
우리의 밥벌이는 엄마의 사랑에 유효기간을 없게 만들었다. 방부제를 넣지 않아도 부패되지도 상하지도 않는 잘 구운 식빵 처럼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달콤 짭잘하며 냄새는 우유와 버터가 적당히 섞인고소한 빵냄새를 풍겼었다.
밥 한그릇이 뭐라고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을 그 동안 힘든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었을까?
나는 기독교인다. 난 불교에서 개종을 했다. 시댁과 친정어른들도 돌아가시기 전에 하나님을 만나서 편안하게 돌아가셨다. 엄마의 삶이 고달팠던 시절 점치기를 좋아했다. 나를 몇번 데리고 다닌 적이 있었다. 그 때 엄마에게 점쟁이(무당)이 했든 말이다. " 보살님 걱정 하지 마세요, 말년 운이 좋아요, 그 때 까지만 참으시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좋은 운이네" 엄마는 점집에 다녀온 날은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복채도 후하게 내기도 했었다.
엄마에게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 그 당시도 가족을 버리고 떠나는 동네 아줌마들도 본 기억도 있다. 돈하고는 거리가 먼 아버지를 버리지 않았고 우리 삼남매의 밥을 위해 고군 분투한 점이 고맙기 그지 없다. 점쟁이(무당) 말대로 말년까지 잘 견디며 우리를 키워 준 덕분에 삼남매는 제대로 된 밥 벌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는 돌아 가시 전까지 따스한 흰밥, 잡곡밥, 영양밥, 그 날 그 날 구미에 따라선택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 그 밥의 권한(권력)은 대단했었다. 엄마에게 고마워.
엄마는 밥 값을 제대로 한 사람이다. 큰 오빠 큰 아들과 작은 오빠 외동아들 친손자 2명, 우리 큰아이, 작은 아이 외손자 2명을 키워 주신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나도 할머니가 되면 우리 엄마처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는 한다. 나도 아이들에게는 유효기간이 있는 엄마처럼 굴지만 미래의 손자 손녀들에게는 방부제를 첨가 하지 않아도 고소한 빵냄새를 풍기는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