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지 우정인지 몰라 대필을 합니다.
사랑인지 우정인지 몰라 대필을 합니다.
아직까지도 아몬드 소설은 정점을 찍고 있다. 2018년 원북 선정으로 꾸준히 청소년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사랑을 받고 있다. 아몬드는 인간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 편도체를 비유한 단어이다. 선천적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편도체를 지니고 있는 주인공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과 공감할 수도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도 없는 상태이다. 난 이정도의 감정이 없지는 않다. 엄마가 보기에 그런가 보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엄마가 대신 그림을 대화(대신 그려줌)해 주었다. 대학을 졸업과 직장생활을 하지만 남자 친구들은 군에 갔었다. 초딩 친구(그냥친구) 중 그 녀석은 편지 한장 쓰줄 여친이 없었나 보다. 어쩌다 보니 우리집에서 밥 한끼를 먹게 되었고 그 날 따라 엄마 눈에는 그 녀석이 불쌍해 보였는지 밥도 잘 챙겨 주고 따스하게 대해 주었다. 그 녀석의 사연 즉 그 당시 군은 여친의 편지를 받느냐 못 받느냐가 중요하단다. 나 보고 한번씩 안부 편지를 보내 달라고 한다. 참 찌질한 녀석이다. 내가 노는 사람도 아니고 은행을 다니고 있는데 쉬는 날도 없을 때도 많은데 그런 나 보고 안부 편지를 쓰달라고 혹시라도 탈영이라도 할 까 그래 알았다. 일단 기대는 하지 마라. 그리고 돌려 보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엄마와 나는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다. 엄마도 이제는 크게는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살게 되었다. 오빠2명 나 까지 취직을 하니 엄마도 한 쉬름 놓게 되었다. 돈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기정사실이구나. 잘살지는 못해도 밥은 굶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엄마는 감정이 풍부한편이다.
" 엄마 그 친구가 안부 편지를 보내달라고 하네" 나는 글 재주도 없고 시간도 없고 귀찮기도 하고 . . .영 구미에 당기지 않는데, 그 녀석은 우리 반도 아니고 난 그 녀석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는데 어떻게 편지를 적지, 엄마에게 궁시렁 거렸다. 엄마는 가만히 들어 주었다. 그 녀석은 DMZ 특수부대 출신이다. 성격은 내성적인데 운동도 잘하고 얼굴도 잘 생겼다. 그래도 내 타입은 아니다.
엄마의 극단의 조치는 엄마가 대필을 해 주겠다고 한다. 그 녀석이 군에서 사고라도 치면 큰일이라고 했다.
어떻게 편지를 쓸건데 군 장병 아저씨 한테 편지를 쓰듯이 쓰면 된다고 한다. 엄마는 그 당시 낭만 소녀가 되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추억을 더듬어 가며 열심히 대필을 하는 것 같았다. 엄마가 보낸 편지에 답장을 하는 녀석도 낭만이 뚝뚝 떨어지며 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하며 난 두 사람 사이의 관객으로 열심히 구경만 했다. 이름은 내 이름 석자 였다. 엄마는 알고 있지만 그 녀석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엄마는 글 재주도 뛰어나 왠만한 사람들은 속을 술 밖에 없다. 한번은 고등학교 시화전에 시를 적어 출품을 했고 덜컥 걸리고 백화점에 전시를 하게 되었다. 그 작품 뒤에 숨은 공로자는 엄마였다. 이런 소녀의 취향을 철저히 가지고 있다. 엄마가 편지를 대필하다 말고 한마디를 했다. "넌 여자가 감정이 없어 " "그런 친구를 보면 불쌍한 생각이 안 드냐" 그 녀석이 휴가를 나올 때마다 나를 찾아 와서 성가셔 죽겠는데 무슨 감정. 안 오면 좋겠구만, 난 감정이 없는 것 같기도 했다. 아몬드의 주인공처럼. 내 삶도 결코 녹녹하지 않아서 그런데 말이다. 엄마의 영향도 무시 못하는데, 따스한 마음의 여유가 있을까?
내 이름으로 편지를 적는 엄마에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내용을 적어 가는지, 스토리 전개를 하는지는 굳이 물어 볼 필요는 없었다. 대한민국 군인 한명 무사히 제대만 시키면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남자로서 특수부대, 정예부대 그린베레 인데 내 눈에는 듬직하고 늠늠하게 보이지 않았다. 얼굴도 잘 생기고 키도 크고 대학도 괜찮은 편이고 졸업하면 대기업 정도는 무난히 들어가겠다. 제발 무사히 군 제대 할 때까지만 나의 이름을 빌려주고 엄마는 낭만이 있는 작품을 만들어 줄 것이다.
엄마가 너무 낭만 고양이 마냥 글을 잘 썼나 보다. 제대 후 우정인지 사랑인지 한 참을 정신 못 차리고 헷갈려 하는 했었다. 군인들은 치마만 두르면 다 예쁜 여자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이 녀석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녀석이 현실을 구분을 못해도 너무 못해서 빨리 착각에서 벗어나게 하느라 난 진땀이 날 지경이다.
이 녀석이 한 술 더 뜬다, 야 " 너 나에게 편지를 그렇게 보내주었잖아, 그래 그 때는 그때고 지금은 아니야" 벙어리 냉가슴 이라고 이렇게 답답 할 수가 없다. 속으로 그 편지 난 한번도 안 적었다. 엄마가 적었다고 내가 아니라고, 난 그렇게 낭만이 들어가는 편지 자체를 적을 줄 모른다고 ? 해 본 적 없어. 아몬드 주인공 마냥 . 가슴이 뛰지 않아. 늘 무덤덤해 . . . . . . 정말 남자와 식사 하는 자체도 부담스러웠다. 그냥 집에서 커피에 에이스 찍어 입어 넣고 티비 보면서 키득 키득 그리는게 좋아. . . . .
학교 복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는 내 눈앞에 얼쩡 거리지 않았다. 그 학교에는 돈 많고 몸도 쭈쭈빵빵한 여대생들도 많은 편이다. 그리고 대학 캠퍼스 얼마나 싱그러운가, 그 녀석도 제 정신이 돌아 왔나 보다. 정말 다행이다. 우리 엄마 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 엄마는 대필을 하는 동안 어떤 감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엄마의 우정과 사랑과 일단락 끝이났다. 나는 속이 후련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엄마의 좋아하는 타입이며 엄마의 첫 사랑이 저렇게 생겼다고 한다. 다행이다. 엄마는 첫 사랑과 아그파적인 풋사랑을 했으니 . . . . . 난 엄마의 딸인데 엄마의 취향을 닮지는 않았나 보다.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나 초등학교 친구들과 동기회를 하고 있다. 그 녀석도 몇번 참석 했었다. 엄마의 풋사랑 답게 잘 생겼었다. 본사는 일본에 있고 한국 지사장 정도라고 한다. 역시 우리 이 여사님의 눈은 높아요. (픽샤베이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