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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그날이 온다-6

꿈을 먹고 사는 여자

매일 퇴사라는 꿈을 먹는다.

돈에도 눈이 달렸나.  통 내 안에 들어와 주지 않네. 나이는 돈도 비켜 가는건지 눈도 침침하고 귀도 잘 안 들려 돈이 슥 하고 날아 다니는게 거의 보이지 않아. .. .  .

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라는 관문에 들어갔다. 그 때의 상황은 싫고 좋고 폼생폼사는 사치며 그냥 해, 다닐 수 있는 것, 그래 다행이다.  너에게 감정은 사치야 , 그렇구나 , 난 정말 5년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기다리는 일편단심 민달레야 라는 노랫가사처럼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다. 쓸데없는 농담이나 하는 남자직원들을 슥 한번 보며 "마음 속으로 난 부르짓는다. 그래 아무말이나 짖어라, 조금 있으면 이 지긋 지긋한 직장도 빠빠이다, 내가 기다리는 일편단심 민들레는 너희들과는 질적으로 달라. " 층층시야의 상사들이 한마디씩 건넨다.


 "정양아 니는 남자도 없나, 군이라도 갔나, 군대 복무 중이가, 나이도 자꾸 묵고 니도 빨리 가라" 눈치 없는 유부남 남자 직원들은 키득 키득 거린다. 정양아 남자라도 있나.


그래 이런 수모 속에서 난 더욱더 나의 의식을 거행한다. 의식을 하기 위해 빨리 집에 가고 싶다. 내 업무는 높은 사람들이 다 퇴근 후 여신 수신의 계수가 나와야 한다. 이런 빨리 가고 싶다고 아무 잘못도 없는 계산계에 가서 빨리 계산 좀 하고 시제, 수신 계수 좀 빨리 알려달라고 다그친다. 


"그래서 남자가 없단다. 남자들이 나에게 매력을 못 느낀다나 어떻다나, 키득 키득, 남자를 못 사귄다고 말을 하네" 그래 잘 났다.  겨우 기어가듯이 집에 도착한다. 


집에 도착해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맑은 피부를 유지하며 원래 밥은 조금만 먹고 머그잔에 따뜻한 우유와 커피가루, 설탕을 넣은 달콤한 라떼커피와 에이스를 들고 본격적으로 티비 앞으로 전진한다. 평소에 좋아하는 드라마, 영화를 몰아 보기 시작하며 혼자서 주인공들의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 응 응" 나도 저런 사랑을 해야지.  난 여자 주인공이다. 폴뉴먼, 로버트레드포드 같은 남자의 연인이다. 이 정도 남자를 만나야 사람이 사는 거지. 


난 오늘도 꿈을 먹고 사는 여자다.  드디어 나에게 기회가 왔다.  지긋 지긋한 5년이나 버틴 직장을 떠날 수 있다. " 나에게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그 동안 얼마나 생 고생을 했나. 밀린 드라마 보기에도 바쁜데 귀중한 토, 일을 반납하며 마담뚜 할머니, 아줌마에게 소끌려 가듯 싫다고 엄매 엄매 하며 얼마나 끌려 다녔나. 


누구에게나 그 날이 온다. 정말 난 그날이 올 줄 알았다. 처음 만났을 때 처음 보는데 그냥 눈 웃음을 친다. 그런데 우리 사무실(은행) 진상들과는 좀 달라 보인다. 남자도 남자 나름이다. 이 선량하게 생긴 이 남자라면 내 인생을 맡겨도 되겠다. 하나 더 내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면 난 평생을 먹고 노는 거라고 말을 해야지.  만났다고 결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좀 참아 보기로 한다. 눈이 선한 남자가 하는 말은 참 달콤하다. "술은 맥주 1병 정도 결혼 후에는 가족여행을 자주 다닌단다."그래 그거야,  매일 매일 보고 또 보고 한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처럼 아이들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며 가족여행을 간다.  결혼식은 하고 나서 말을 하자. 난 놀고 먹고 싶다고.  "집에서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놓고 기다릴게요" 결혼식을 하고 나서 말해야지. 완벽한 현모양처는 아니더라도 흉내는 내 볼거야.  결혼 전 연인들이 겪는 헤어짐과 다시 만남을 하며 드디어 결혼에 골인을 했다.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도 다녀온 후 이것 저것 정리를 하며 선한 눈 웃음을 짓는 남자에게 말을 건넨다. " 우리 결혼도 했잖아, 이제부터 집에서 살림할게요.


 " 나에게 직격탄을 날린다. " 밥은 밖에서 사 먹으면 되고 집에서 밥 먹을 시간도 거의 없어" 그냥 다녀, 그런 좋은 직장이 어디있냐, 나도 놀고 싶다.


누구에게나 그날이 온다. 너 놀면 나도 놀거다. 그래 나도 너도 서로 노는 꼴은 못 보지 그래 지금은 자영업자이지만 그냥 퇴사 안 하고 다닌다.  사는게 힘이 들어 그 동안 노랑우산에 넣어 놓은 돈이라도 해약 할까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본다. 무조건 나이는 만 60이 넘어야 폐업을 하지 않아도 노랑우산 해약이 가능하단다. 

그래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구나 정말 누구에게나 그날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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