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통한 극복 여정 공유하기

27살 대기업 직장인, 마음의 병 치료기 - 9편

by 오터

마음의 병을 진단받고 두 달 정도의 기간 부정과 스스로에 대한 인정, 자책, 위로 등 수만 가지의 감정을 느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지 알 수 없었고, 회사에서 약을 먹고살 수를 하진 않을까 긴장하며 사는 삶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회사가 무슨 소용이야. 내가 살고 봐야지.’ 하며 인생의 진리를 깨닫기도 하고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요가, 독서로 힐링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하던 아이였다.

6살 때부터 시작된 독서 과외를 통해 매주 원고지 5편의 글을 뚝딱 써냈고 학교 독후감 대회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랬던 아이가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취업 준비 생활을 하며,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회사 생활을 이어 나간다는 이유로 좋아하는 일을 미뤘다.


틈이 날 때 블로그를 운영했지만 내 진정한 마음을 털어놓는 공간은 아니었다.

맛집에 대한 후기, 여행 다녀온 후기 등 밝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 내려갔다.

‘이 글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면 좋아요, 댓글 눌러주세요’라는 멘트도 서슴지 않고 써 내려갔다.

확실히 연예인 실물 후기나 유명한 음식점에 대한 글은 인기가 많았다.

일 조회수가 1,000건을 넘어갔을 때는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화려한 블로그 속에 내 모습과는 달리 나는 천천히 말라가고 있었고 우울, 무기력이라는 그림자가 나를 덮쳤다.

그렇게 블로그 속에서 행복한 척을 멈추었다.

지금은 가끔 내가 본시험 후기나 일기장처럼 사용하고 있다.


어느 날 문득 카페에 앉아있다가 ‘나 같은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했다.

상위 1%의 삶은 아니지만 실패라는 걸 딱히 해보지 않고 무난히 자라오다가

어느 날 마음의 병을 얻게 된 사람들이 나 하나쯤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초기 증상 한가운데에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안정권에 이른 블로그에 연재할 수도 있었지만 블로그는 그냥 긍정적인 내 모습을 남겨두고 싶었다.

브런치는 내 솔직한 상태를 토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내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다.


사실 정신과에 가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프구나.’ 싶을 정도로 환자들이 많다.

중/고등학생, 대학생, 나 같은 직장인들, 50~60대 어른 등 환자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어느 날 선생님이 그러셨다. “제가 보기엔 정신과에 와야 하는 사람 중에 30%만 병원에 오는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있을 거예요.”


맞는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병원 방문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그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얼른 가서 상담도 하고, 약도 먹으며 세상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기 바란다. 내 브런치 글이 누군가를 병원으로 이끌어줬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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