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대기업 직장인, 마음의 병 치유기 - 8편
내 증상 중 가장 심각한 건 ‘잡생각’ 이 과하다는 거였다.
회사에서 고뇌하던 것들을 집까지 끌고 와 해결하려 했고, 잠들기 전까지 일 걱정을 하다 보니 꿈자리도 사나웠다.
또, 눈치를 많이 보는 스타일이라 ‘오늘 팀장님이 날 왜 그런 눈빛으로 본 거지?’ 온갖 걱정들이 머리를 스쳤다.
사실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이었고 나를 헤치는 잘못된 습관이었다.
머리를 비우고 싶었다. 할 수만 있다면 스위치를 끄고 싶었다.
회사 동기가 추천했다. “요가 한 번 해봐요!”
선천적인 체력이 좋지 못해 PT를 받으면 몸살로 드러눕기 일쑤였고, ‘운동할 시간에 잠이나 자지’ 생각하던 나였다.
사실 최근 필라테스 하는 사람들은 많아 나도 해볼까? 고민하다가 밀린 업무와 야근에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요가? 솔깃했다.
요가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힐링하라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 매주 금요일 마지막 시간에 한 게 마지막이었다. 거의 뭐 8년 전 일… 그때를 생각해 보면 뻣뻣해진 몸을 늘리기도 하고 의외로 힘든 동작들도 많아 요가를 하고 나면 몸이 개운했다.
“옳다구나. 요가다!”
집 근처에 있는 요가원들을 찾아봤다.
저렴하지만 10명이 넘는 인원들이 함께하는 곳이 있었고, 가격대는 나가지만 4명 정도의 소규모로 운영되는 곳도 있었다.
나한텐 소규모의 힐링할 수 있는 요가원이 적합해 보였다. 그렇게 설 명절 첫날 일일 체험권을 끊어 방문했다.
‘테라피’ 코스를 선택해서 갔는데 선생님의 첫 말. “테라피 코스지만 힘들 거예요.” 운동은 운동이었다.
“나마스떼~” 로 서로 인사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슬슬 어려워지는 동작까지. 코어가 약한 지 부들거렸다.
선생님의 “하나, 둘, 셋” 이 이렇게 길 수가 있나. “살려주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렇게 휘몰아치던 요가가 끝나고 마지막 스트레칭 시간이 다가왔다.
다리를 꼬고 이마를 무릎에 닿게 하는 자세였다. (자세한 이름은 모른다)
30초 간 명상하는데 순간 울컥했다.
‘아 몸을 움직이니 좋은 거구나.’ 집에서 나오지 못하던 나였으나 요가하는 1시간은 내가 나비가 된 것 간은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몸이 힘드니 잡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마지막 ‘사바사나’ 누워있으니 선생님이 눈에 수건을, 몸에 담요를 덮어주셨다.
“오늘 어땠나요? 삶이 힘듦의 연속이지만 이렇게 한 시간씩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줘야 해요.”
결론적으로 저 뒤로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요가원 정기권을 끊지는 못했다.
허나 유튜브로 ‘에일린의 요가’를 검색해 그날 나에게 맞는 요가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집에서 30분씩 시간을 보내고 있다.
훨씬 머리가 가볍고 마음이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