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대기업 직장인, 마음의 병 치유기 - 1편

어느날 마주한 마음의 병

by 오터

난 밤 산책을 참 좋아했다. 조용한 시간대에 밤 공기를 들이마시며 걷는 그런 시간.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며 마음을 다잡는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산책을 언젠가부터 기피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 가면 시도때도 없이 나와 내 정신이 분리되는 감정을 느꼈다.

회사 생활에 지장이 생길까 전전긍긍하는 날도 있었고, 증상이 발현되는 날에는 라운지에 앉아 눈을 감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래’, ‘이 프로젝트만 끝나면 좋아질거야’생각하며 지낸 1년.

우연히 밤에 산책을 나가 집 근처를 걷다가 숨이 막히며 당장이라도 질식해 죽을 것만 같은 공포감을 느꼈다.

내 다리는 집으로 빠르게 향하려 했지만 내 정신은 한 곳에 고정되어 움직일 생각을 안 했다.


그렇게 그 다음날 태어나 처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들어섰다.

그 순간에도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따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초록색의 병원 인테리어는 아이러니하게도 ‘내 이야기를 너무 꺼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너무 인위적이라 그랬을까, 한 번 이야기가 터지면 틀어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던 건지는 모르겠다.


간단한 설문 조사 후 선생님을 보러 들어가 경계심 섞인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말한 뒤 앉았다.

“어디가 불편해 왔냐?” 는 내가 들었던 첫 질문이었다.


“숨이 잘 안쉬어지고 밤이 잠도 잘 안 와요.”

“검사한 결과를 봤는데 우울감도 높고, 잡생각이 많고, 교감신경도 많이 올라가 있네요.”

“아 그게 뭘 뜻하는 거죠?”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으로 판단됩니다.”


잔잔하다고 생각했던 내 인생에 3연타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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