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ffè Florian
詩
한 잔 커피에
밥 한 끼 값을 지불하고라도
누리고 싶었던 호사를 접었습니다
어쩌면
내 생에 갈 수 없을지도 몰라
낡은 의자 두 개 가져다 놓고
지붕도 서까래도 없이 노트북 속에 오픈 한
카페 밴 플로리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은 아니지만
내일은 괴테
모레는 프루스트
글피는 카프카인 당신께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는 커피는
무한리필입니다.
*시작노트: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에 있는 300년 역사의 "카페 플로리안"
몇 해 전 유럽 여행 때 꼭 가고자 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와 언젠가는 가야지 하며 살았습니다.
코로나로 어수선한 지구촌을 보며 어쩌면 꿈으로 끝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베네치아를 정복했던 나폴레옹은 산 마르코 광장을 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는 극찬을 얹어 주었지요. 산 마르코 광장에 있는 카페를 떠 올리며 프랑스의 정치가 탈레랑의 커피 예찬을 토핑해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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