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들은 꾸준히 글 쓰는 작가님에게
더 깊은 친밀감을 느낀다고 해요!
라고 브런치에서 또 독촉장이 날라왔다.
저도 꾸준히 쓰고 싶은데 천성이 이런지라…
브런치의 독촉장을 처음 받아본 것은 아니지만 오늘 독촉 메시지는 왠지 변명을 하고 싶게 만들었다.
나는 늘 자기 소개서의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쓰시오‘라는 란을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쉬곤 했다. 장점은 업무 연관성이 있는 장점으로, 단점은 단점이되 각도를 바꾸면 장점처럼 보이는,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쓰라는 어드바이스를 받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영리한 글재주 따위는 없었다.
나의 단점은 ’끈기없음‘이다. 무언가를 지속적이고 꾸준히 하는 끈기가 전혀 없다. 뭐든지 시작은 잘 한다. 브런치도 마음먹고 후루룩 써서 후루룩 신청하고 시작했다. 하지만 그만큼 쉽게 실증을 내고, 어느날 그것이 하기 싫어지는 지점에 도달하면 죽어도 안한다. 쉴드를 칠래야 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그런데 또 돈 주면 잘한다. 그러니 나를 고용해서 돈만 준다면 누구보다 끈기있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쓰고 싶지만 그러면 누가 뽑아줄까?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이제 우리 모두 돈에 대해 조금 더 솔직해지면 어떨까, 하고.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 중에, 소위 말하는 악덕기업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개고생을 하다가 악에 바쳐서 대기업 영업직으로 이직을 시도한 애가 있었는데, 면접관이 ‘자네는 왜 우리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가?’라고 질문했을 때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해 합격했다는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랐다. 하긴 돈에 대한 열망만큼 영업사원을 채찍질하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끈기에서 돈 이야기로 얘기가 조금 샜는데… 결론은…
이제 저에 대한 친밀감이 조금 높아지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