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가방을 공개하겠습니다.
연필, 카페 냅킨, 영수증, 동전… 등이 있군요.
내친김에 제 머릿 속도 보실까요?
고양이!
이상입니다~
그리고 눕고 싶다는 생각
어느새 백수 생활도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다음 달부터 다시 출근 예정이지만 다시 취업이 된 게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난 늘 내가 원하는 만큼 쉬며 살아왔다. 대학교 때는 1년 반 정도 휴학했고, 6년간의 회사 생활을 마치고 1년을 내리 쉰 적도 있다. 사실 이때 백수의 맛(?)을 살짝 알아버렸다. 내가 사무실 안에 짱박혀 창밖을 슬프게 내다보고 있는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따스한 햇빛을 맞으며 싸돌아(?) 다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배신감을 느꼈다고나 할까,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나 할까.
다들 일하는 한낮에 장사가 될까 싶었던 식당이나 카페들도 늘 어디로부터 인가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동안 나만 도태되는 것이 아닌가 두려움도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백수 생활은 살짝 달랐다. 어차피 회사원의 머릿속은 ‘집에 가고 싶다 ‘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사실 내가 그랬다). 점심시간 전까지는 배고프다, 점심시간 후에는 자고 싶다, 오후 3시부터는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10초에 한 번씩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딱히 백수인 내 상황에 대해 자격지심이나 초조함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번에 일하는 회사는 99%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다. 재택근무를 하는 이유가 오피스에 충분한 자리가 없어서라니 코로나가 끝나도 출근해야 될 염려도 없다. 연봉보다 더 혹한 조건이었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집에서 일하게 된 나는 일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