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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들 Nov 13. 2021

#19 영화 <듄> 감상문

*약간의 스포일러 있음



영화 <듄>을 보았다.


집콕 생활을 열심히 실천한 터라 실로 오랜만에 하는 영화관 나들이였다. 박스 오피스 1위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코로나 방역대책때문에 양 옆 자리가 텅텅 빈 것을 보니 우리가 진짜 코로나 세상에 살고 있긴 하구나 싶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사실 쾌적하기도 했다) 앞으로 다시 일상생활이 회복되어 복닥복닥한 서울의 모습을 되찾았을 때 나는 적응할 수 있을까? 싶기도.  


암튼 솔직히 말해 <듄>은 전~~~~~혀 내 취향의 영화가 아니다. 나는 로맨틱 코미디나 액션영화를 주로 보지 SF판타지는 잘 보지 않는다. 하지만 작년부터 귀에 피딱지가 앉을만큼 <듄>타령을 해대는 남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화관에 끌려오게 되었다. 남편때문에 <듄> 예고편을 5번이나 강제시청(?)당했을 정도. 그는 엄청 두꺼운 원작 소설도 갖고 있을 정도로 <듄>에 진심이다.

장장 2시간 35분에 걸친 영화가 끝나고 그는 상기된 얼굴로 영화가 어땠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괜찮네. 일단 한 번도 졸지는 않았어.”


라고 말했다. 남편은 세상을  잃은 표정으로 ‘졸지는 않았어? 졸지는 않았다고? 그게 다야?’라고 말했다. 사실 SF영화 매니아가 아닌 내가 2시간 35분이나 되는 러닝타임동안  번도 졸지 않았다는  실로 엄청난 일이다. 남편만큼 감동의 도가니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만들어진 영화같다는 각을 하며 영화를 감상했다. 다만  가지 요소가 몰입을 방해했을 뿐.


일단 영화의 미쟝센은  예쁘다. 모래 사막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여서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엄청나게 매력적이고 보는내내 예쁘게도 찍었네, 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 모래괴물이라는 가상의 크리쳐도 유치하지 않게, 적당히 징그럽게 잘 표현했다. 특히 모래의 감이 너무 실감나서 내가 지금 모래가 씹고 있는건지 팝콘을 씹고 있는건지 모를 정도였다. (실제로 영화보는동안 남편에게 ‘ 지금 모래씹고 있는  같아라고 3 정도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가끔씩 등장하는  가지 요소들이 지금으로부터  만년 후인 최첨단 미래사회와 걸맞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해 몰입을 방해했다.


 번째로 황제의 메시지를 전달하러 우주를 건너  신하들이 황제의 전갈을 읽는 장면. 멋들어진 우주선에서 내린 황제의 사절단장엄하게 종이를 꺼내 황제의 메시지를 읽는다.


아니 무슨 조선시대 사극에서
주상 전하의 어명을 전달함?


 광년 되는 우주를 횡단하고 다니는 시대에 종이를 꺼내서 읽는다고? SF영화면 기본적으로 홀로그램은 깔고 가는거 아니던가?? 영화 제작사에서 최첨단 설정을 만들고 만들다 지쳐서 저 부분은 대충 만들었나?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번째는 잠자리를 아주 똑닮은 헬리콥터. 커다란 잠자리눈에 잠자리 날개를  헬리콥터가 파다다닥 날라다니는게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영화에 집중하지   정도였다. (날개를 접고 급하강할 때는  멋있긴 했지만.)


파다다다다닥



암튼 이런 것들이 영화에 대한 몰입을 방해했다고 말하자 남편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세계 속의 인류는 메인 스토리로부터  천년?  만년  고도로 발달된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점차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권력에 눈먼 자들은 그런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람들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결국 전쟁이 발발해 인류는 참혹한 전쟁을 게 된다. 전쟁이 끝난  인류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컴퓨터,  인공지능 사용절대 지하게 되었고 인공지능 컴퓨터가 사라진  자리아주 고도로 훈련된 인간들이 대신하게 되었다.

(영화 중간중간 갑자기 눈을 하얗게 뒤집던 인간들컴퓨터를 대체한 슈퍼인간들이었다. 명칭은 멘타트. 비행기의 항로를 알려주는 것도 인공지능이 아닌 고도로 훈련된 인간) 암튼 기계는 사용하되 인간처럼 ‘생각  있는 컴퓨터 사용은 아예 금기시된 세상이 <> 배경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영화 내내 나오던 ‘스파이스라는 물질을 쟁취하는 것만이 메인 테마인, 영화 <아바타> 별반 다르지 않은 영화라 생각했는데 배경 설명을 듣고 나니 영화의 의미가 훨씬 더 깊숙이 다가왔다. 특히 인공지능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대 사회에 더 큰 시사점을 안겨주는 것 같았다. 과연 SF덕후인 남편이 빠질만 하다.


그럼 반AI가 이 책의 주제야?


라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란다. 하하. 역시 나는 이 영화를 이해하기에는 아직 멀었다.  책의 메인 주제는 2편에 등장할 예정이라는데 배경지식을 쌓았으니 다음엔  재밌게   있겠지. 영화 보러 가실 분들은 어느정도 배경지식 공부(?)하고 가시는  추천합니다. 아는만큼 즐길  있는 영화 <> 감상문 .


<듄> 원작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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