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일상의 리듬이 깨졌다.
그러다 보니 하려고 했던 일이 밀리고,
무슨 일을 하려고 했는지 뒤죽박죽이 되었다.
쌓이다 보니 하고 싶지 않은 게으름이 커져서
무엇에도 손을 대지 않았다.
불쑥 얼굴을 내밀어도 모른 체했다.
모른 체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간섭하고 싶지 않은 일도 모른 체,
회신해야 하는 답장도 모른 체,
시간에 맞춰 돌아가는 일상도 오늘만은 모른 체.
하지만 모른 체하는 것도 한두 번이다.
오래전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사람은
인사를 하거나 알은체를 해도 모른 체하기 일쑤였다.
처음엔 의아해하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똑같이 모른 체했다.
늦어졌다고 급급하지 않겠다.
이제는 알은체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