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만날 사람

by Bell

최근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공연장에서 지인을 만났다.

그가 나를 알아봤고 나도 그를 보자마자 웃음이 터졌는데 그곳에서 우리가 만난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연 시작 전 짧은 안부를 나눴고, 각자 예매한 자리에서 공연을 즐겼다.

담백하지만 반가운 우연이었다.


그와의 인연은 대학교 때 시작되었다. 매주 한 번은 만날 수밖에 없는 활동이 계기였다.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그는 먼저 졸업을 했고, 결혼도 했다. 그리고 우리 인연은 바쁜 일상 앞에 자꾸 뒤로 밀렸다.


그러다 보니 쌓인 시간이 꽤 길었는데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책과 공연, 요즘 하는 생각들로 흘러갔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만날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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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내가 인연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인연이라면 이미 닿았고, 졸업과 동시에 끝났어야 했다. 그럼에도 우리가 만날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너무 멀리 떠나지 않고, 종종 떠났다가도 잘 있는지 들여다보는 공간.

누구에게나 그런 공간이 있을 것이다. 많은 시간과 돈을 쓰는 곳이고, 마음도 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밥벌이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밥벌이를 통해 지켜내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오래 함께 하기 위해서는 웃음 포인트가 맞아야 한다고 한다. 그보다는 빡침 포인트가, 조건이, 대화가 잘 통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어느 것 하나 틀린 것이 없다. 하지만 오래 함께 하기 위해서는 만나야 한다. 너와 내가 만날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곁에 있는 사람들이 더없이 애틋해진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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