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환경과의 관계
이제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처음이 이 신종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할 때, 박쥐로부터 감염되었다. 중국 위한의 수산시장에서 박쥐를 먹는 풍습 때문이라고도 했고, 그게 중간 죽주로 천 갑 산이 있는데 중국에 그 천갑산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더라.
천갑산 사진도 찾아보고 했다. 도대체 그런 걸 왜 먹느냐며 원망도 했던 것이 먼 옛날이야기인 것 같다.
미국에선 중국에 다녀온 여군이 미국에 코로나를 처음 퍼트린 사람이라고 표적이 되어 그분이 고통을 받기도 했다.
사람들은 힘이 들 때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어 하니까....
이젠 코로나가 왜 시작됐는지 아무도 별로 관심이 없다.
박쥐 때문일수도 천갑산 때문일 수도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나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환경문제 때문일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작년에 수개월 동안 북 아메리카와 호주 대륙이 불타올랐다. 그런 산불은 늘 있어왔고 저절로 꺼지는 거라 생각했지만 이번엔 꺼지지 않고 몇 개월이나 쉴 새 없이 타올라 수많은 동식물을 불태웠다. 까맣케 타들어간 캥거루 사진을 보며 나는 이제 위기가 코앞에 닥쳤다는 생각을 했다.
북극이 녹아 집을 잃고 먹이를 구하지 못해 뼈가 앙상한 북극곰이 아스팔트를 어슬렁거리던 모습이며, 북극보다 더 춥다는 남극이 바닥을 드러낸 모습이며, 러시아 동토가 녹아 산불이 난 모습이며, 그 모든 것들을 다 한 줄로 꿸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이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학교 다닐 때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단계의 존재라고 배웠다. 숙주가 없이 스스로는 무생물과 같은 존재이지만, 숙주 안에 들어가는 순간 숙주의 DNA와 RNA를 이용해서 번식을 하는 것이다. 숙주를 매개로 생물의 특성을 가지는 특이한 녀석. 박테리아는 스스로 생물이기 때문에 그 생물의 특징을 이용해서 그녀섣만 타켓팅해서 죽일 수 있다. 그렇비만 바이러스 감염은 이 녀석 스스로는 어떤 생물학적 특성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고 배웠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항 바이러스제는 모두 내가 학교를 졸업한 후에 개발된 것들이다.
그렇다면 왜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는 것이 바이러스 질환과 관련이 있을까? 결국 바이러스는 수천 년 동안 원래 존재하던 것인데, 그동안은 숙주와의 컨텍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 긴 시간 동안 얼어있던 얼음이 녹아 우리가 사는 곳까지 흘러들고, 수천 년 동안 동물들의 발길이 닿지 않던 곳에 사람과 동물이 오가고 있다. 태평양 대서양을 지나던 화물선들이 북극해를 지나 이동하는 시대가 되었고 이제 바이러스와 숙주의 컨택 기회는 점점 더 많아진다.
아마존 밀림은 하루에도 수백 핵타르씩 사라지고, 그곳에 살던 동물들은 이동하고 수천 년 동안 잠들었던 바이러스들이 공기 중으로 날아오르고 있다.
이번 코비드 19와 같은 일은 더 자주 일어나겠지?
그래서 모두들 언택 시대를 대비해야 되고,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솔직히 말해 나는 이렇게 사는 것이 싫다. 한번 겪어 보니 더 싫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나는 되돌리고 싶다.
숲을 되돌리고, 동토를 되돌리고, 빙하를 되돌리고 싶다.
코로나 때문이 아니더라도...
나는 불타오르는 지구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