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삶 되시길
*2026. 1. 1. [라라크루 목요일에 만난 자연] -천리향처럼-
2026년 새해 아침을 맞아 별바라기 큰 절을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세뱃돈은 아시죠?^^ 주시면 기꺼이 받아 챙긴다는 거. 하하하 농입니다. 농. 저의 이 썰렁한 유머 감각은 언제쯤 먹힐까요?
새해 첫날 라라쿠루 목요일에 만난 자연으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럼 제 얘기를 풀어볼게요.
저는 달마다 공노비 삯(급여)이 들어오면 저를 위한 선물을 해요. 명품이나 작고 반짝이는 것이면 좋겠지만 안타까운 것인지 다행인 것인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고 선물 내용은 식당서 파는 막대 엿 한 가락이라도 늘 저를 만족시키고 흐뭇하게 합니다. 그런데 25년을 되짚어보니 반려 식물들을 산 비중이 가장 높았어요. 왕창 사서 왕창 나눠주고, 왕창 사서 왕창 죽였고, 그나마 살아남은 아이들이 거실과 베란다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턴 프리지어 구근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톡 하고 떨어진 미니라임에서 꺼낸 씨앗을 흙 속에 숨겨두었더니 싹이 나고 한 뼘씩 자라 반질반질한 초록잎을 보고 있자니 뿌듯함을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두구 두구 두구 진짜로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은 한가득 핀 게발선인장 꽃도 아닌, 환하게 핀 오렌지 재스민도 아닌 바로 사진 속 주인공 천리향입니다.
25년의 꽃샘추위를 뚫고 제게 온 천리향은 향기가 천 리까지 날 만큼 좋은 향이 난다는 식물 소개에 홀딱 걸려든 제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덥석 데리고 온 아이였어요. 아주 작은 화분에 심겨 있던 꼬맹이는 세 번의 계절이 바뀌고 분갈이도 당하면서 중간 사이즈의 화분을 채울 만큼 쑥쑥 자랐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꽃송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정말 천 리를 넘길 향을 풍길지, 식물 소개에 있던 사진만큼 예쁜 꽃을 피울지 가요. 분무기로 물을 뿜어주고 사진을 찍다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천리향은 꽃도 피고 향기도 풍기는데 나는?(한 참을 서 있었습니다.)
답은 나왔어요. 저는 입에선 화염을 뿜고 머리선 연기가 나고 방귀 냄새만 풍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또 생각에 잠깁니다. 화분에 갇혀서도 제 소임을 다 하는 이 화초들도 있는데 하물며 움직일 수 있고 생각할 수도 있는 저는 더 책임감 있게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니 목적의식 없이 그저 움켜쥐려고 바둥대다 숨이 찼던 것 같아요. 조금 더 내려 놓고, 덜 미워하는 연습을 하니 이렇게 평안히 살 수도 있구나 감도 잡히고, 이제는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잘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
조만간 천리향 꽃이 활짝 피면 또 소식 전할게요. 브런치 작가님들 독자님들 그리고 라라식구들 기다려 주실 거죠? 그리고 모두 몸도 맘도 건강한, 향기나는 2026년 되시길 응원합니다. 향기나는 소식들 있으면 전해 주세요. 함께 웃고 울게요. 저도 꽃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