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질지어다!
*2026. 1. 8. [라라크루 목요일에 만난 자연] -뭉치고 살자-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생활용수가 합류하는 탄천변엔 마치 온천이 생긴 것 같이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릅니다. 그 웅덩이를 지키고 있던 대어들은 진작에 깊은 물을 찾아 떠났고, 언젠가 엄마처럼 대어가 되기 위해 열심히 헤엄치며 운동 중인 작은 물고기들이 바글바글 살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 요즘 온갖 새 떼들이 그곳을 장악하기 위해 경계하며 긴 날개를 펄럭이고 있습니다.
어제는 오리 떼가 우세였다가 오늘은 까마귀 떼가 우세였다가, 그리고 다리가 긴 중대백로들도 나타나는데 가장 대세 중에 대세는 시끄럽기 그지없는 까마귀 떼입니다. 어찌나 오리 떼와 백로들에게 난리 법석을 떨며 요란스러운지, 한 날은 돌 하나 집어던지고 싶은 욕구가 올라온 날도 있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새해 첫날 출근 아침.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웅덩이 주변엔 오늘도 까마귀들이 깍깍 거리며 맴돌고 있고, 그 주변으로 오리 몇 마리가 잠수를 했다 올라왔다 반복하고 있었는데 이상하리만치 하얀 백로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뭔 일이래? 어디 간 겨?'
웅덩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물고기 개체수도 꽤 준 거 같고, 기온 탓인지, 위험을 감수해서 인지 물고기들도 웅덩이 한 가운데에 모여 서로의 체온과 안전을 나누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까마귀와 오리에겐 안 된 일이지만 부디 잡혀 먹지 않길 바라며 그 길을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성에 가득 낀 안경 너머로 보게 된 놀라운 광경.
어디 갔을까? 궁금했던 중대백로들이 모여 신년회를 하고 있더라고요. 어찌나 반가운지 ^^ 마치 어린 날 시골집 마당에 줄지어 다니던 병아리들을 보던 것 같은 반가움이었습니다.
그러다 다리 위에서 백로들을 내려다보며 갑자기 든 생각이 있습니다. '역시 함께하니 좋네. 까마귀가 얼씬도 못 하고. 그래 뭉치면 사는겨 뭉치고 살자'
감히 기대해 봅니다.
올해는 좀 더 가족과 뭉치고, 이웃과 뭉치고, 동료와 뭉치고, 나 자신과도 뭉치는 한 해 되기를요.
우리 라라크루 식구들과 브런치 작가님들은 어떤 함께를, 어떤 뭉침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모두 똘똘똘 뭉쳐 함께 울고 웃는 그런 한 해를 채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루어질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