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크리스마스(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

친구를 만나는 사랑스런 벨!

by 모아


집안의 구박덩이로 계속 사느니 집을 떠나는 게 좋겠다고

소녀는 하루에도 수십 번 되뇌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술을 마신 아버지가 뭐라고 하며 구박하자 성냥을 팔러 가겠다며 집을 나왔다.

소녀에게는 제대로 된 신발 조차 없었다

발에 맞지도 않는 엄마 신발을 신고 나왔지만.

엄마 신발 따위는 걷는데 방해만 될 뿐이었다.


얼마 걷다가 어미 고양이가 갓 태어난 새끼들을 품고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소녀는 자신의 신발을 주며 새끼들이 추위를 피하도록 해 주었다.

어미고양이가 소녀에게 말했다.

-"너무 고마워 내힘으로 네마리나 되는 녀석들을 안고 이 추운밤을 나기가 걱정스러웠는데

네신발 덕분에 우린 너무 따뜻하게 보낼수 있게 되었어"

소녀-"아니야 어차피 난 필요 없는 신발인걸 다행이야 도움이 되어서...그 신발이 엄마 신발 이라서 다행인것 같아. 난 지금 성냥을 팔러 가는길이거든"

소녀의 부츠에 포근하고 따뜻한 잠을 청하는 새끼들을 보며 어미 고양이는

-"혼자가는 것 보다는 둘이 좋지 않을까?내 오래된 친구를 너에게 소개시켜 줄게 샐리가 보냈다고 하면 같이 가 줄거야!내 친구는 하모니카 연주를 잘해...이젠 내가 그 친구랑 놀수가 없거든."

어미 고양이는 친구를 소개하며 피식 웃었다.

"혼자 가는 것보다 또 혼자 성냥을 파는 것보다 같이하면 더 좋을거야"


소녀는 어미 고양이가 알려준 곳으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덥수룩한 털로 덮여 눈만 겨우 보이는 고양이를 만났다. 소녀의 이야기를 들은 고양이는 '폴'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어미 고양이 샐리가 소개했다면 얼마든지 따라가겠다고 허락해주었다.

폴이 물었다.

-"넌 이름이 뭐니?"

소녀는 이름이 없었다. 그래서 소녀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폴은

-"내 이름은 내가 지었어. 방금 말이야.... 너도 지금 새로운 이름을 짓도록 해 네가 직접"

소녀-"아... 정말... 그래도 돼?"

폴-" 이름을 네가 짓는데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어"

소녀-"그럼 난 실버벨! 이제 벨이라고 불러줘. 사람들의 마음속에 아름답게 퍼지는 종소리"

폴-"그래! 넌 지금부터 벨이야."

소녀는 집이 너무 싫었고 매일매일 소녀를 괴롭히던 아빠의 폭력이 싫어서 집을 나왔다.

하지만 막상 집을 나선 이후 소녀는 갈 곳이 없었다.

당장 성냥을 어디서 어떻게 팔아야 할지도 몰랐다.

혼자서는 무서운 마음이 더 컸다.

그런데 친구도 생기고 이름도 생겨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한지 .....

소녀 벨은 어깨를 으쓱하며 폴에게 성냥을 보여줬다.

털북숭이 폴은 앞발을 들어 얼굴의 털을 빗어 넘기며 말했다.

폴-"이걸 팔아야 한단 말이지?

장사란 그냥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거든 그러려면 잘하는 게 뭐든 있어야 해"

"넌 뭘 잘하지?"

벨은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잘하는 게 있을까?" 중얼거리는 벨에게

폴은

-"넌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뭘 하지?"라고 물었다.

벨은

- "음... 난 창밖을 보며 노래를 불렀어"

할머니가 가르쳐 주신 캐럴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거든

폴-"그렇다면 넌 그노래를 해, 너도 모르게 자주 하는 일이 네가 잘하는 거거든."

벨에게 폴은 마치 선생님 같았다.

벨-"그걸로 어떻게 해야 하지?"

폴-"넌 캐럴을 부르고 난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거야 "

그렇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성냥을 팔 수 있어

벨-"정말?"

소녀는 바구니 가득 담긴 성냥을 다 팔 생각에 뛸 듯이 기뻐졌다.

추운 줄도 모르고 두 맨발을 굴려 콩콩 뛰었다.

폴은 꽁꽁 언 소녀의 두발을 털북숭이 자신의 발로 따뜻하게 감싸 주었다.

벨은 폴을 안아 주었다.

둘은 서로 체온을 나누며 열심히 걸었다.

둘은 시내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느라 모두들 분주히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소녀가 한 곳을 바라보았다.

소녀가 바라본 창 안에서는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따뜻한 벽난로 그리고 상가득 맛있는 음식이 가득했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가족들의 얼굴이 행복해 보였다.


폴이 말했다.

-"벽난로는 없지만 우리도 트리 앞으로 갈까?"

하며 시내에 크게 장식된 트리를 가리켰다.

폴-"우리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자."

벨이 말했다.

-"그래. 그러자. 그런데 나 할머니가 보고 싶어 나의 할머니

폴-어디 계신데?"

벨-"하늘나라에!"

폴-"벨!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슬퍼진 거니?"

벨-"아니 내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내가 얼마나 할머니가 가르쳐 준 노래를 잘 부르는지 들려주고 싶어서

말이야"

폴이 대답했다.

-"그렇담 아무 문제없어!"

원래 소리는 위 로위로 올라가는 거라고 우리 할머니가 그러셨거든 그래서 우리 고양이들은 고개를 들고 소리치곤 해!그리고 벨의 소리는 할머니가 더 잘 들으실 수 있을 거야"

벨은 조그만 두 손뼉을 부딪혀 신나게 박수를 쳤다.


트리 앞에 선 벨은 노래를 부르고 폴은 하모니카를 연주했다

벨이 부르는 실버벨은 정말 아름다웠다.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벨을 보고 그랬었다.

'너는 다른 사람을 정말 행복하게 해주는 소리를 가졌어'라고..

길을 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노랫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하나 둘 트리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두 손을 모으고 작은 소녀와 덥수룩한 고양이가 함께하는 실버벨을 감상했다.


-"세상에나.... 너무 아름다워"

-"어쩜 저 노래가 이렇게 좋은 노래였다니"

-"저절로 행복해지는 걸"

-"여보! 작년 비싸게 들었던 음악회 소프라노 가수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아요."

-"하모니카 소리도 너무 좋네요."

-"태어나서 이렇게 좋은 크리스마스 캐럴은 정말 처음이예요."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성냥 바구니에 성냥 대신 돈을 채워주었다.

어떤 사람은 성냥은 가져가지 않고 큰 지폐를 넣어주기도 했다.

어떤 상냥한 아주머니는 선물로 산 자기 아이의 구두를 주었고 어떤 키가 큰 아저씨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주고 갔다.

멜빵바지를 입은 뚱뚱한 아저씨는 양손 가득 빵을 주고 갔고

마지막으로 인형을 파는 인형가게 아주머니가 벨과 폴의 작은 음악회가 끝나자 말을 걸어왔다.


아주머니-"이제 성냥을 다 팔았으니 공연은 그만 할 거니?

다른 계획이 없다면 혹시 나를 도와 우리 인형가게에서

공연을 해 줄 수는 없겠니?

너희들만 괜찮다면 난 너희와 함께 하고 싶단다."

폴과 벨은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걱정이 된 벨은

- "아주머니! 저희는 밥도 하지 못하고 이제 성냥도 없어서 더는 돈을 벌 수도 없답니다.

아버지는 저를 밥만 축내는 짐승이라고 욕했어요.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은데 할머니는 하늘나라에 가셨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답니다."

아주머니-"아니야 난 너희들이 부르는 노래가 너무 좋아서 그런 거란다.

너희들이 매일 우리 가게에서 노래만 불러 준다면 난 너무 행복할 것 같아."

벨-"손님이 이만큼 많이 오지 못하면 어쩌죠."

아주머니-"아니야 내가 너희 노래를 듣고 싶어서 그런단다.

내가 만들어 파는 인형이라 인형가게는 원래 손님이 많지는 않아! 늘 혼자서 인형을 만들곤 하지...

너희들이 노래를 불러주면 난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인형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너처럼 이렇게 사랑스런 목소리를 가진 아이는 처음이야

나와 친구가 되어 주겠니?"


폴과 벨은 아주머니가 안내한 인형가게에 도착했다.

가게에는 따뜻한 벽난로가 있었다.

또 옹기종기 벨만큼 사랑스러운 작은 인형들이 장식장을 채우고 있었다.

벽난로 앞에 놓인 찻잔엔 따뜻한 코코아가 있었고 폴과 벨은 코코아를 마시며 꽁꽁 언 몸을 녹였다.

어디선가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렸다.

그리고 종소리도 들렸다.

크리스마스이브를 알리는 종소리.

집집마다 늦게 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

폴은 덥수룩한 털 속에 몸을 웅크린 채 꾸벅꾸벅 졸고

벨은 벽난로 옆 창가에서 길을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

꿈속인지 멀리 실버벨이 들리고 곧 할머니가 나타났다.

할머니는 벨의 노래를 들었다고 너무 잘했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이제 따뜻한 집을 가진 거라고 항상 너의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말했다.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태어나 처음으로 행복한 꿈을 꾸었다.

할머니 앞에서 실버벨을 부르는 행복한 꿈을.....


'혼자는 무섭고 힘들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힘든일도 행복한 일이 되고 어려운 일도 이겨낼 용기가 생긴 다는걸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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