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이노무시키 오데갔노!!
뽀삐라는 강아지
by
모아
Aug 3. 2021
아래로
이눔시키!!
이노무시키..!!오데갔노?
우리집엔 이놈 아니 이눔시키가 살고있다.
어디선가 이 소리가 들리면 딸은 "에구"하고 나는 일어나서 그 자리로 가봐야 한다.
왜 그럴까?
왜 이러지??? 내 이놈...
뽀삐야
이름이 있는데 뽀삐는 이노무시키 오데갔노?하면 어디론가 숨으려고 바빠진다.
이 소리는 남편이 뽀삐를 부르는 소리다.
이눔시키 할 때는 그냥 애정 섞인 부름이고
이노 무시 키 오데 갔노! 할 땐 뭔가 사고를 친 거다.
대부분 남편이 지나가는 자리 나 남편의 작업실 겸 방에 쉬를 한다.
분명히 이건 일부러 하는 거다라고 본다.
모르고 한다기엔 아주 적절한 시간과 장소가 늘 남편과 맞아떨어진다.
나는 거의 밟은 적이 없다.
어제저녁에도 남편이 늦은 퇴근을 하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장 "이노 무시 키 "하면서 시작되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차차 내 발 옆에서 잠을 청하던 녀석은 내 팔 쪽으로 옮겨와 선수를 치며 짖는다.
남편을 향해.... 왈왈왈 황당한 상황인데... 이건 뭔가 사고를 친 거고 본인도 안다는 소리다.
내가 있으니 기대서 큰소리를 치겠다는 건데....
난감하다.
"왜 무슨 일인데!"
"아 이노 무시 키 또 화장실 입구에 쉬 한걸 밟았다..."
남편 방 앞에 공용 화장실 좀 전까지는 깨끗했다.
퇴근 후 남편이 화장실을 젤 먼저 가는 걸 안다.
남편이 뽀삐를 찾아서 안방으로 오자 또 짖어댄다.
왈왈왈. 내가 일어나 싹 빠지면 안 짖는다. 아니 못 짖는다.
남편이 만지려 하면 저모습은 무섭단건가..못마땅한건가....
발톱이 한계에 다다라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난다
이젠 안 되겠다.
오늘 깎자.
세 식구의 작전이 시작된다.
발톱깎이만 봐도 도망가 꽁꽁 숨어 버려서 작전은 엄밀히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나는 발톱깎이를 챙기고 딸은 뽀삐를 유인해 안고 남편은 뽀삐를 잘 잡을 수 있는 자세로 미리 앉아 있어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일주일은 넘겨야 작전을 실시할 수 있다.
일주일 동안 그 누구에게도 몸을 내어 주지 않는다.
각자 임무 수행을 위해 어색해서도 안된다.
나이가 들수록 눈치가 백 단이다.
딸의 잡았어 소리가 들리면 다시 남편이 뽀삐를 안아서 겨드랑이에 머리를 넣게 하고 난 발을 뒤로 한채 발톱을 깎인다.
핏줄 가까이 자르면 안 되기에 불빛을 비춰가며 신중히 하지만 빨리 깎아야 한다.
너무너무 무서워한다.
남편이 안는 그 순간부터 뽀삐는 관장을 실시하고 방광을 비운다.
하지만 정녕 방법이 없다.
동물
병원에 도움을 청하러 간 적이 있다.
발톱을 잘라 달라고...
흔쾌히 해주시겠다 하신다.
나만 믿어라 하시던 동물 병원 원장님에게 뽀삐는 처참한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관장을 너무 해서 똥이 원장님 가운 호주머니에 까지 들어가 버렸다. 쉬야까지 겹치니 이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원장님은 연신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했지만.... 우린 괜찮지가 않았다.
너무 죄송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그리곤
안
겨 들어가서 죽는소리를 낸다.
대기실 보호자들이 모두 아이고 큰 수술 있나 보네...
하며 우리를 쳐다봤다.
" 아기가 많이 아픈가베요. 마취도 안 하고 수술하는 가베?"
나는 정말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겁이 정말 많은 건 사실이다.
산책을
못한다
.
내려놓으면 무조건 있는 힘을 다해 집으로 달려 들어간다.
혹시 옆으로 차라도 지나가면 경기할듯한 포즈를 취하고
안 그래도 큰 눈은 터져 나올 것 같다.
엘리베이터에서 주민을 만나 자길 계속 쳐다보면 달달달달 진동이 느껴지도록 떨어서 나까지 떠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주민이.. 계속 쳐다보다가....."개가 추운갑다." 한다
헐... 그날은 7월 중순이었다."하하 네네"
그런 녀석이 집에 도착하면 앙칼지게 돌변한다.
자길 놓으라고 놓으라고 물고기처럼 파닥 거린다.
바닥에 발이 닿지 마자 온 집안을 미친 듯이 뛴다.
마라토너 선수처럼 귀가 안 보이게 최대한 빨리 거실을 몇 바퀴 달린다.
뭐지?
산책길에 빵집에 들렀다.
딸보고 빵을 사 오라니 테라스 의자에 잠시 뽀삐는 묶어두고 고르러 들어오란다
어쩔 수 없이 기다리라고 하고 얼른 입구로 들어왔다.
잠시 후 밖에서 사람들이 요란하다.
이상해서 나가보니 3.8킬로의 개가 쇠와 나무로 된 의자를 끌고 인도에 내려갔다.
이리저리 우왕좌왕 끈이 묶인 의자를 끌고 달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두 눈을 의심하는 표정이었다.
마차 끄는 대형견도 아니고 이건.....
우리가 가버린 줄 안거다.
들어가는 걸 못 봐서.....
뽀삐는 초소형견 치와와다.
기가 막혀 나는 내가 뛰면서도 이 상황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그런 뽀삐가 집에서는 남편과 자꾸 맞짱을 뜨려고 한다.
도전인가.... 오늘도 쉬야를 할까 봐 살피는 중이다.
헌데 이 녀석 지금은 내 발밑에서 이렇게 잔다.
설채현 선생님에게 sos라도 청해야 하는건지....
우린 현재 이노무시키 뽀삐랑 11년째 동거중이다.
아 다이어트도 시급한데.......
저녁먹은 배는 빵빵하고 코시국에 살은 너무 쪘구나!!
keyword
뽀삐
강아지
반려견
13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모아
직업
프리랜서
남들보다 느리지만 올바른 길을 선택 하겠습니다.세상에 무례함과 정의롭지 못함이 늘 안타깝습니다.소녀 감성으로 시를쓰는 시인이 고 싶습니다.
팔로워
40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그냥 손칼국수에 꼬마김밥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 아니야!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