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담고 마음에 새기는 계절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부드럽고,
길가의 나무들은 조금씩 색을 바꾸기 시작했다.
분주하게 걷던 길 위에서도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노랗게, 붉게 물든 잎들이
햇살에 반짝이며 인사를 건넨다.
예전엔 낙엽이 그저 떨어진 잎사귀일 뿐이었다.
청소해야 할 것, 밟으면 미끄러운 것.
그런데 올해는 다르게 보인다.
떨어지는 잎 하나에도 계절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걸
이제야 느낀다.
가을은 참 묘하다.
뭔가를 열심히 하려는 마음보다
잠시 멈추고 바라보게 만든다.
카메라를 들지 않아도, 기록하지 않아도
그냥 눈으로 담고 마음에 새기고 싶어진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
그 화려함 속에서도 왠지 모를 고요가 있다.
그 고요 속에 서 있으면
내 안의 생각들도 잠시 멈추는 듯하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달려왔구나,
조금은 느려져도 괜찮겠구나—
가을은 그렇게 말없이 위로를 건넨다.
올가을엔
굳이 먼 곳으로 가지 않아도 좋겠다.
동네 산책길에서도 충분히
가을은 느껴지니까.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 멈춰 서서,
그저 ‘지금’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