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비로소 다가온 한 해의 끝

갈맷길 위에서 만난 조용한 깨달음

by 꿀물책다방

이번 주, 갈맷길을 걸었다.

생각을 비우고, 마음을 정리하고,

흐트러진 시간을 한 줄로 다시 세우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까.

걸음을 옮길수록

올해의 장면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잘한 일도 있었고 아쉬운 일도 많았지만

걸음처럼 모두 흘러왔고, 또 흘러갔다.

갈맷길의 굽이진 길처럼

인생도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는 사실이

그 순간 조용히 마음에 스며들었다.


걷다 보니 깨달음이 찾아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건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잠시 바라보는 일이라는 것.

숨을 고르고, 지난 발자국을 인정하고,

다음 길로 나아갈 힘을 조용히 모으는 일이라는 것.

바다는 묵묵했고, 바람은 투명했다.

그 사이를 걸으며 나는 어쩐지

조금 가벼워진 마음을 발견했다.


한 해의 끝, 나는 걷는 중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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