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행복!

by 김이준
IMG_0560.JPG?type=w800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사진=김이준]


며칠 전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누군가 연예인 한해 님의 사진을 스토리에 공유한 것을 보았다.

7월 1일, 한 해의 절반이 지났다며 올린 게시물이었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다가 사진 아래 문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나 지났다니, 순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은 연초가 되면 신년 계획을 세운다.

올해에는 주3회 운동을, 올해에는 -5kg 감량을, 올해에는 언어 공부를 따위의.


모두가 다가오는 새해를 기다리며 여러 계획들을 세울 때 나는 별다른 신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당장 1월 2일자로 새로운 직장에 출근해야 했기에, 신년에 대한 기대보다는 회사생활에 대한 걱정이 앞섰던 까닭이었다.


앞 전에 회사 생활이 그랬듯이,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르니 새로운 직장에서도 얼추 적응을 했다.

당장 촬영 들어가는 작품이 없었기에 주 초에는 주간 회의를 하고, IP 검토를 하고, 작가 및 감독 서치를 하고 감독/작가님들과의 몇 번의 미팅을 갖는 것이 내 업무의 전부였다.


이러한 업무를 몇 달간 반복하다보니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간 거다. 새로운 회사생활 적응도 완벽하게 해냈는데... 남은 절반은 어떻게 보내야 하지? 나는 새로운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7월부터 집 근처 문화체육센터에 수강 강좌 두 개를 신청해둔 상태였다. 월수금은 요가, 화목토는 수영.


그 전에도 몇 번 문화체육센터에 등록한 적이 있었지만 저녁 수강이라 야근을 하거나, 저녁 약속이 생겨 몇 번 못 나갔던 탓에 이번에는 요가와 수영 모두 오전 6시 강좌로 골랐다.


밤 12시가 넘어서야 잠을 자는 습관을 바꿔 늦어도 11시에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아침에 알람이 울리면 더 잘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전에 몸을 일으켜 양치부터 했다.


게으름을 뿌리치고 나와 한 시간 가량 몸을 바삐 움직였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땀에 흠뻑 젖은 몸을 시원한 물로 씻어내고 휴대폰을 클로바에 연결해 재즈 음악들이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했다.


두 다리에 무선 마사지기를 끼워넣고 선풍기 아래 누워 출근 전까지 30분의 시간을 만끽했다. 지난 6개월 동안은 느껴보지 못한 또 다른 행복이었다.


오늘도 아침 다섯 시 반에 알람이 울렸다. 수요일, 요가를 하러가는 날이었다. 곧장 몸을 일으켜 알람을 끄고 양치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이후 좋아하는 요가복 브랜드에서 구매한 머스타드 색상의 바지와, 검은색 슬리브리스 탑을 입고 현관 앞에 섰다.


오늘은 다섯 번째 수업이었다. 후굴 자세 중 하나인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를 성공했다. (물론 버티는 시간은 짧았지만...)

아직은 카카사나도, 시르사아사나도 못 하지만 첫 수업 때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꾸준히 견뎌내며 수련을 하다보면 일흔 일곱 번째 수업,

올 해의 마지막 수업에서는 땅에서 발을 떼고 완벽한 시르사아사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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