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헤는 아이

E0323-ep1.

by 이지애

이따금씩 나 자신이 지구에서 이방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에 한없는 의문을 품을 때.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면 어린 왕자별, 그 옆 어딘가일까.



어린 시절, 내 방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할 때면 깜깜한 생각 속에서 끝없이 헤맸어.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지구가 생기기 전에는?’ 세상은 하나씩 비워졌지. 바람을 지우고 별을 지웠어. 온 우주를 없애며 텅 빈 곳에 이르렀을 때 생각했지. ‘공간조차 없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는 건 뭘까?’ 생각이 끝을 향해 갈수록 힘이 들었어. 답답하기도 했고, 어느 날은 무섭기까지 했지. 잠이 들지 않은 이상 벗어날 수가 없었어.

답도 없는 집요한 생각은 내겐 고통이었지. 크면서는 인간이 왜 태어났는지 궁금했어. 태어남에 이유가 있다면 그것이 곧 삶의 의미일 테니까.


다른 동물들과 다를 바 없이 태어나, 본능대로 살다 죽는 것뿐일까. 그렇다면 인간만이 고차원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종교에서는 말이야. 스스로 분별하여 믿을 수 있도록 신이 인간에게 생각과 자유의지를 주었다고 해. 인간 삶의 의미는 신께 있는 걸까. 내가 지구란 곳에 태어나 살아온 지도 수십 년이 되었어. 그럼에도 여전히 찾고 있지.

내가 태어난 이유. 살아가는 의미 말이야. 그냥 살면 안 돼? 의미가 꼭 있어야 하는 거야? 그러게. 나도 그렇게 무심하게, 그냥 살아지면 좋겠어.

사실 가장 괴로운 것은 그거야. 이유를 모르고서는, 의미를 찾지 않고서는, 살면서도 잘 살아지지 않아.


삶의 끝에선 알게 될까.

그때쯤이면 고통이었던 생각들도 저마다의 답을 찾고 평안해지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