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좋아하는 빵을
한아름 사서
어둑해진 골목길을
혼자 걷는다.
혼자는 위험하다.
내 눈물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
입 밖으로 새어 나오려는 한숨을
있는 힘껏 참아본다.
그러다 문득
지금 나는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더
좌절을 감당하고
외로워하고
괴로워해야 하는 걸까
언제까지 내리막일까
내리막길은 쉽다.
힘껏 걸을 필요도 없이.
그러다 다시 깨달았다.
내리막길이 아니었다.
내가 이렇게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는
이 길은 오르막길이 아니었을까.
계속 가다 보면
나에게도 힘이 생기겠지.
더 단단해진 근육으로
혼자 버틸힘이 생기겠지.
이제 고작 마흔인데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