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언제나 새롭다.

까나리카노보다 괴로운 복불복.

by 에토프

세 번의 임신 그리고 여러 가지 증상들을 기록해보려 한다.


20대 중후반.

첫 임신. 이마에 좁쌀 여드름이 났다. 생전 안 나던 여드름 때문에 피부과에 방문했다. 임신일 거라는 생각은 못했지만, 약과 연고는 처방받지 않고 여드름화장품 하나만 받아왔다. 평소 탄산음료나 맥주는 목 넘김이 불편해서 마시지 않는 편이었는데, 맥주가 쭉쭉 들어갔다. 결혼 후 첫 명절이라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가장 많은 술을 먹었던 이때에 첫 아이는 착상이 되어 진화하고 있었다. 아침마다 방귀가 뽕뽕 걸을 때마다 새어 나왔다. 임신 내내 변비로 고생했다. 오이를 얼마나 먹었는지 모른다. 고기와 냉면, 비빔면, 쫄면, 샌드위치가 주식이었고 밥 냄새는 너무나도 역겨웠다. 전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는 썬키스트 사탕을 꼭 챙겼다. 체중이 11킬로 늘었고, 붓기는 없었다. 만 7개월에 접어들면서 배가 너무 가려워서 잠을 자지 못했다. 아무리 로션과 오일을 발라도 지구본의 반이 지진 난 것처럼 엄청 넓은 범위의 튼살을 막을 수 없었다. 피부가 얇고 건성이었는데 출산 후 호두 껍데기 무늬의 뱃가죽만 남았다. 31시간 진통 끝에 자연분만으로 아들을 낳았다. 그날 바로 걸어서 아이를 보러 갔다.


두 번째 임신. 이번에도 술이 술술 넘어갔다. 그래서 임신 테스기를 샀다. 역시나 3초 만에 선명한 두 줄. 첫째 아이 밥은 해야겠고, 입덧은 점점 심해졌다. 머리가 너무 아팠다. 사방에서 내 두피를 잡아당기는 것 같기도 하고. 아주 작은 모자를 쓴 거처럼 힘들었다. 밥하고 눕고 밥하고 눕고, 타이레놀을 먹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 빈혈 수치가 좋지 않아서 철분제를 두배로 먹었다. 그래도 고기보다 과일이 입맛에 맞았던 덕분인지, 변비는 없었다. 대신 저녁만 되면 발부터 종아리가 붓기 시작했다. 아무리 젊어도 초산과 경산은 확실히 달랐다. 첫째 때도 가진통은 만 5개월부터 있었는데, 이번 가진통은 병원에 가야 할까 고민될 정도로 길었다. 중기부터 막달까지 새벽 2시에 일어나 해가 뜰 때까지 피가 나올까 겁나서 뜬눈으로 지냈다. 9시간 진통 자연분만으로 딸을 낳고, 당일은 저혈압으로 24시간 수유도 하지 않고 누워만 지냈다. 어지럽지 않길래 화장실에 가려는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만으로 20대였지만 둘이나 낳은 몸은 확실히 다르다. 그다음 날부터 걸어 다녔는데, 간호사분이 회복이 빠른 거라고 그러셨다.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퉁퉁부은 코끼리 다리부터 해결해야 했다. 마사지 한 번에 해결되었는데, 엄지발톱 끝에서 고름이 터져 나왔다. 이것 때문에 꽤 오랫동안 스타킹은 1회 용품이 되었다.


두 아이를 낳고, 역류성 식도염과 초여름부터 찾아오는 발바닥 한포진을 얻었다. 젊은 게 좋은 건지 엄마들이 흔히 앓는 손목 발목 통증은 없었다.


세 번째 임신. 의사 선생님은 오랜 기간 자궁이 쉬었기 때문에 첫 임신처럼 힘들 거라고 하셨다. 자궁도 임신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사이 나는 젊어서 다르다는 20대가 아니라 노산의 경계선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우울증 있는 사람들은 엽산이 많이 부족하다며. 고함량 엽산을 처방받았다. 입덧 방지약은 처음 접했는데 두 아이를 돌봐야 하기에 부작용 생각할 겨를 없이 복용했다. 입덧이 끝나고 생선을 많이 먹었다. 매운 생선요리들과 양장피. 전혀 다른 입맛이라니. 아이의 몸무게는 둘과 엇비슷했지만 머리 크기는 셋 중에 가장 컸다. 머리가 가장 큰 아이를 제일 나중에 낳아야 하다니.

갈비뼈가 팽창하는 느낌이 들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배도 제일 많이 나왔고, 더 이상의 튼살도 생길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태동도 대단해서, 내가 공룡을 임신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가진통이 워낙 심해 진진통이랑 구별이 어려웠던 나는 양수가 터지고 나서야 병원에 가서, 5시간 진통 끝에 자연분만으로 셋째를 낳았다.


임신기간 전부 다른 증상으로 지냈고, 출산도 그랬다. 셋을 낳고 지내보니, 여자는 원래 두 번 이하의 출산만 하도록 진화한 게 아닐까 생각됐다. 그만큼 몸의 변화가 크다.


셋째는 엄마 아빠 모두 제일 나이가 많을 때 생긴 아이임에도 가장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고 있습니다.(태동부터 남달랐죠)두 아이는 일찍부터 소아과에 출근도장을 찍었는데, 코로나 덕에 외부활동이 적어서인지 잔병치레가 적은 편입니다. 얼마 전 남자가 아몬드를 잘 챙겨 먹으면 태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남편이 3년 전부터 견과류를 아주 잘 챙겨 먹었습니다.(어쩌면 오래전부터 혼자 계획하고 있었을지도) 임신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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