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시작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아서 쓰는 글

by 에토프

저는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엔 그저 평범한 엄마였습니다. 매주 한편씩 드라마를 본방 사수하는 것이 유일한 삶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법정 드라마 의학드라마 범죄심리 로맨스 코미디 그때그때마다 끌리는 드라마는 달랐지만, 한 번쯤은 인물의 성격과 심리가 이끌어가는 극본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심리가 아주 세세하게 그려지는 그런 극본을 말이죠. 그냥 이루지 못할 것 같지만 갖고 싶은 그런 꿈이었습니다. 심리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얼마 전 번쩍하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두 주인공의 성별을 알리지 않고,
연애소설을 쓸 수 있을까.


이름부터 시작해서 두 주인공의 성별을 유추할만한 단어들을 쓰지 않고, 연애소설을 쓸 수 있을지 한번 실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연우와 현서. 누가 남자이고, 누가 여자인지 저는 쓰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성별을 정해놓고 캐릭터를 잡은 뒤, 글을 쓰고 있습니다. 라이킷이 늘어나는 걸 보고, 읽어주신 분들의 머릿속에 연우와 현서는 어떤 성별로 상상이 된 걸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아무도 누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묻지 않으시더라고요. 어쩌면 성공일지도 모르겠네요.

처음 소설을 쓸 땐 마지막쯤 성별을 밝히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아서요. 흠.. 쓰다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고요.

저는 해가 떠있는 시간에 머리로 생각만 하고, 밤 10시가 지나 아이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낮에 생각했던 것을 핸드폰으로 열심히 써 내려가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시작만 거창한 그냥 그저 그런 소설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머리가 굴러가는 데까지는 써볼게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과자 먹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