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시작한 연우와 현서는 이틀이 멀다하고, 자주 만났다.
"오늘은 어디 가볼까?"
"나 책 살게 있는데, 서점 같이 갈래?"
현서는 연우가 가자는 곳이라면 어디든 오케이였다. 서점이라곤 학생들 가르칠 교재를 보러 가는 것이 전부였던 현서가 연우를 따라나섰다.
연우는 인문학 코너에서 오래 머물렀다.
'이런 걸 읽는구나... 난 가서 매거진이나 좀 보다 올까.'
"연우야, 나 저쪽 가서 좀 보고 올게. 천천히 보고 있어~"
현서는 패션잡지와 인테리어 잡지가 있는 곳으로 가서 빠르게 훑었다. 그리고는 베스트셀러를 모아놓은 곳으로 가 책의 에필로그나, 뒷면에 쓰인 추천글들을 읽고 있었다.
"나 이거 골랐어. 괜찮은 책 있어?"
"아니, 그냥 한번 본거야. 너는 인문학이 재밌어?"
"응, 부전공하고 싶었는데 못했거든. 알면 알수록 재밌던데."
"소설은 안 봐?"
"소설은 좋아하는 작가가 2명 있는데 그 사람 들것만
사서 보고, 다른 책들은 학교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그래."
연우는 신난 표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얼마나 뛰어난지 설명했다. 현서는 훌륭한 작가의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연우가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다.
날은 여전히 추웠고, 둘은 카페에 가기로 했다.
"이 근처에 가보고 싶었던 카페가 있는데."
"그래? 거기 가자."
둘은 핸드폰으로 지도를 보며 그곳을 찾아 나섰다.
연우가 핸드폰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말했다.
"거의 다 온 거 같은데, 여기서 서쪽이니까."
현서는 두리번거리더니 목적지를 금방 찾아냈다.
"저기 있어!"
"간판도 되게 작은데, 잘 찾는다."
빈티지한 분위기의 카페였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연우가 주문을 하고 오려했다.
"넌 뭐 마실 거야?"
"여기 플랫화이트가 맛있다는데. 그거 마실래."
"플랫화이트? 알았어."
연우는 성킁성큼 주문하는 곳으로 갔다.
'플랫화이트. 나는 뭐 마시지.. 뭐가 이렇게 많아.'
"저 곡물라떼 하나랑"
"따뜻한 거 맞으시죠?"
"네, 그리고 뭐더라 화이트였는데..."
현서는 연우가 주문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벌떡 일어났다.
'아, 내가 갈걸.'
"플랫화이트요?"
"네, 그거 주세요."
연우는 카페 메뉴에 적혀있는 글자들이 낯설었다.
메뉴 가짓수에 놀란 연우는 목을 길게 빼고 자신을 기다리는 현서를 발견했다.
"왜 그렇게 보고 있었어?"
"다음부턴 주문 내가 할게~커피 안 마셔서 이름이 어려웠지?"
"메뉴가 진짜 많더라고. 이름도 어렵고."
연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입을 삐죽거렸다.
"우리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디 갈까? 가보고 싶은 곳 있어?"
현서가 묻는다.
"아, 나 25일엔 본가에 다녀와야 해. 말한다는 게 잊고 있었네. 이브엔 글쎄, 딱히 생각해본 건 없는데. 어딜 가나 사람이 많겠지?"
"사람 많은 곳 싫어한댔지? 음.. 생각 좀 해볼게. 우리가 같이 보내는 첫 크리스마스잖아."
"나는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기가 빨리는 느낌이나"
"학교에서는 괜찮아? 거기도 사람은 많잖아.'
"그렇네?"
연우와 현서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서로의 공간을 들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