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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딱 한 달이 지났다.
나는 예전처럼 쇼핑몰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리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행복한 때를 구경하는 시간도 줄었다. 머릿속에 끊이지 않았던 잡념들도 많이 사라졌다.
금요일마다 챙겨보던 펜트하우스도 자연스럽게 잊혔다. 무료한 일상에 모차렐라 치즈를 얹은 아주 매운맛 떡볶이 같은 존재였는데, 어느샌가 방영시간도 잊은 채 브런치에 들어와 다른 작가들이 쓴 글을 찾아보는 재미에 빠져있었다.
젊은 나이에 성공하는 것이 독이라는 말처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회수 맛을 맛본 탓에 조회수가 잠잠했던 한동안은 마음이 허하기도 했다. 딱히 목표가 있던 것도 아니고, 자기만족으로 쓰는 글인데도 계속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생업 작가가 되는 것, 책을 출간하는 것이 내 목표가 아님에도 오랜만에 맛본 관심에 잠시나마 흥분했었나 보다.
진정이 되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에는 하루에 몇 편의 글들이 올라올까. 어제 슬쩍 최신 글을 살펴보니, 한 시간에 55편의 글이 발행되어 있었다. 1분에 1편. 그걸 보니 많은 글들 중에 내가 쓴 글을 읽고 라이킷을 눌러주는 한 명 한 명이 너무나도 소중해지더라. 고작 라이킷이 10이 넘었다고 생각하던 나였는데, 생각을 고쳐먹었다. 브런치 북 조회수가 아주 저조하지만 한편이라도 읽어주는 누군가가 있음에 금세 행복해진다. (다른 작가님들의 소설을 보고 나니, 내가 얼마나 무식하고 용감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글을 읽다 보니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좋은 글은 색을 입히고 두껍게 강조하지 않아도 읽히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
그래서 브런치를 노트북으로 접속해보았다. 핸드폰 화면에서 보는 것과 노트북으로 보는 것은 많은 차이가 났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어떤 화면으로 보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긴 글이라면 지루하지 않도록 약간은 디자인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핸드폰 화면 4컷에 들어가는 글의 양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글들을 읽다 보니 네 컷이 넘어가면 몰입도가 높은 글이 아니고는 끝까지 읽히지 않았다. 그래서 첫 번째 소설은 4컷을 맞추며 썼다. (돈 벌 것도 아닌데 분석해버렸다)
얼마 전부터 카카오 뷰가 나타나고, 나는 또 생각에 빠졌다. 카카오 뷰 자리에 있던 뉴스 화면이 나에겐 매우 유용했는데, 너무 방대한 양의 채널이 소개되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다음 포털의 선택을 받지 않아도 조회수가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 소개되는 글을 보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유명해지려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느낀 카카오 뷰를 말하자면 신인 연예인을 띄우기 위해 많은 프로에 노출시키는 방법과 비슷해 보였다. 눈에 많이 띄게 되면 익숙해지고, 인기도 얻게 되는 것. 딱 그런 마케팅. 그래서 나는 그냥 이대로 묵묵히 자기만족에 빠져 글만 쓰기로 했다. 많은 조회수 때문에 자기 검열의 늪에 빠져 버리는 것보다 자기만족이 훨씬 더 행복할 것 같다.
(아, 나는 사실 글 쓰는 것보다 제목 짓는 것이 더 재미있다. 심지어 글을 다 쓰고 제목을 짓는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행복한 초등학생, 가난한 집 아들 부잣집 딸은 제목을 지었을 때부터 촉이 왔다.)
친구들은 에세이가 잘 맞는다며, 잘 읽힌다고 했다. 그렇지만 에세이는 나만 들어가 있는 글이 아니다 보니, 많이 망설여지기는 한다. 소재는 다양하지만 그만큼 사생활도 오픈되는 것이라.. 그러고 보니 나는 글을 검열하지 않고, 글의 주제를 검열하느라 한참 생각한다. (내 얘기를 쓰면 연관검색에 에 네이트 판, 레전드 썰이 거의 매번 따라 나온다...)
쓰고 싶은 얘기를 다 한 것 같아 맞춤법 검사를 눌렀다. 요즘은 25개 정도의 오류가 떴었는데, 오늘은 53개나 된다. 거의 띄어쓰기 오류이다.
오늘 내 목표를 정했다. 맞춤법 검사 통과.
구독자수보다 나한테는 맞춤법이 더 와닿는다.
또 남들이 안 가는 길로 가지만 불안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