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동네, 새로운 일상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그냥 나가기엔 아쉬워서 몇 자 적어본다.
보니 마지막 글이 작년 11월이었다.
벌써 4개월이 지나갔다.
그 4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는 모르겠다.
마치 자고 일어났더니 시간이 흘러버린 것처럼.
최근 들어 잠이 부쩍 많아졌다.
저녁을 먹고, 안마의자에 몸을 맡긴다.
그리고 TV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잠이 스르르 내려앉는다.
얼마 전 친한 동생이 점을 보러 갔다.
내 운세도 슬쩍 물어봤다고 한다.
“항상 피곤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 걸까?
요즘 들어 더 피곤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냥 지나간 4개월은 아니었다.
지난 20년을 살았던 하남을 떠났다. 그리고 강동구 성내동으로 이사를 왔다.
하남에서 보낸 20년 중, 미국에서의 5년을 제외하면
한 아파트에서 15년을 살았다.
그 사이에 동네도 완전히 변했다.
깨끗하고 조용했던 작은 도시가 신도시로 탈바꿈했다.
대형 쇼핑몰이 생기고, 지하철도 들어오고, 경제적 가치도 올랐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했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환경.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실, 송파구는 내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송파구가 아직 강동구에 속해 있던 시절부터 이곳에서 자랐다.
서울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송파구의 집값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러던 중, 부동산을 하는 동생이
투자 관점에서 다세대를 추천했다.
그렇게 이사가 결정되었다.
이사만 한 게 아니었다.
집 공사, 스튜디오 공사, 오금동 인테리어 공사
12월부터 1월까지
정신없이 움직였다.
마침 집주인이 되었으니
연말에는 외벽과 입구에 트리도 설치했다.
오래된 빌라촌이지만
주민분들은 따뜻하게 반겨주셨다.
“동네가 젊어져서 좋다”
어르신들은 신기한 듯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새로운 일상의 즐거움
회사도 가까워졌다.
이제는 흥 이를 데리고
걸어서 출근한다.
동네 곳곳을 관찰하는 재미도 있다.
출근길마다 새로운 발견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림픽공원이 바로 앞에 있다.
주말이면 자연스럽게
산책을 나선다.
언제까지 이곳에서 살지는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는
늘 설렘과 긴장을 동시에 준다.
낯선 공간이 점점 익숙해지고,
하루하루가 조금씩 새로워지는 기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변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