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로의 희망으로 시작한 리더

시골 생활 속 인간관계 형성.

by Leo Song

농업환경의 숨은 고난 ― 시골 생활 속 인간관계 형성




시골 생활은 예상치 못한 복잡한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드러냈다. 목회와 상담을 공부하며 마음을 보듬던 나는, 경영자로서 인간관계의 함정을 마주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첫째, 신뢰의 붕괴였다. 옹사장의 야반도주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급여 밀림, 감시, 대리운전 강요가 이어졌고, “이 사람들은 단순 노동을 좋아한다”는 그의 말은 귀농을 꿈꾸던 동생들의 마음에 날카로운 칼처럼 꽂혔다. 신뢰는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둘째, 마을 어르신들과의 갈등이었다. 휴경지를 일구어 상추를 나누던 따뜻한 순간도 있었지만, 일부 어르신들은 “젊은 놈들이 얼마나 하겠나”라며 의심했다. 토지가 비옥해지자 “원래 우리 땅이었다”며 되찾으려 했다. 땅을 일구는 손길 뒤에 숨어 있는 불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셋째, 내부의 균열이었다. 이주 직원들은 새 삶을 꿈꾸었지만, 고된 노동과 대리운전 강요에 지쳐갔다. 어떤 직원은 6개월 만에 집주인에게 쫓겨났고, 아르바이트생은 “일 배우는 것만으로 감사하라”는 푸대접에 실망했다. 때때로 회사는 가족이 아니라 전쟁터처럼 느껴졌다.



나는 결심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건강과 마음을 먼저 챙겨야 했다. 대전에서 한약국을 운영하는 지인을 초대해 한 명 한 명 진맥하고 약을 지어주었다. 추석 무렵, 동료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웃음이 번졌다. 우리의 노력을 지켜본 공무원 관계자가 제안했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블랙베리 옥수수를 재배하면 백화점이 전량 수매해준다고 합니다.”

희망이 싹텄다. 우리는 회의를 거쳐 종자 대금을 치르고 파종을 시작했다. 고사리 손까지 빌려 모종을 심었고, 옥수수 새싹은 무럭무럭 자라 벼 대체 작물로 자리 잡았다. 모종을 심은 뒤, 함께 식당에 모여 동태탕을 나눠 먹었다. 냄비는 순식간에 비워졌고, 공기밥은 돌탑처럼 쌓였다. 웃음소리가 식당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수확기에 날아온 전화 한 통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옥수수 손에 색이 묻어 고객 불만이 생긴다”며 백화점은 구입을 전격 취소했다. 아무런 대책도 없는 일방적 통보였다. 그때 떠오른 말이 있었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 앞이 캄캄해졌다.

직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모든 통로를 통해 판매를 시도했고, 남은 옥수수는 말려 새로운 용도를 찾았다. 돌아보니, 믿었던 이들에게 발등 찍히는 건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분명히 깨달았다. 시골에서의 성공은 단순히 작물을 가꾸는 데 있지 않다. 사람의 마음을 가꾸는 데 있다.


“먼저 선을 행하라, 작은 일에서 성실하라.” 성경말씀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상처 입은 동료들과 대화하며 신뢰를 다시 쌓았고, 어르신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판로를 찾았다. 마침내 우리의 농산물은 새로운 길을 열기 시작했다.


시골의 밤하늘 아래, 나는 다짐했다.
땅을 가꾸듯, 사람을 가꾸자. 인간관계의 함정은 피할 수 없지만, 직면할 때 길이 열린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의 농업회사는 조금씩, 그러나 단단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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