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항아리

by 한나


도공의 품에서
흙은 어지럽다
이리저리 얻어맞고
만져지고 주물러지고
흙은 알지 못하던
세상으로 흘러들고

질박한 도공의 숨결은
흙속으로 파고들어 가
흙과 사람이 하나가 된다
인고의 시간이 지날 때
흙은 새몸으로 태어 난다

수천 도의 불길 속에서
불은 너풀거리는 춤으로 타올라
몸속의 어둠 한 점까지
태우고 또 태워
마침내 순결의 빛을 입는다

교교한 달빛이
둥근 어깨 위에 내려앉으니
한여름에도 가슴 시린
당신의 슬픔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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