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춤
내 몸속에 나비 한 마리 산다
지난 계절 어디선가 날아 들어와서는
말썽장이 어린아이처럼
한들한들 날개를 팔랑거리며
제 멋대로 구석구석 날아다닌다
이 녀석이 날아다니는 곳마다
꽃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쪼끄만 몸이 팔랑거릴 때마다
겨드랑이 밑에 숨겨 둔 내 날개도
굼실 굼실 솟아오른다
늙은 몸이 저절로 흔들거린다
고운 것도 없고 좋을 것도 없는
예순의 여자가 자주 흔들거린다
거울 속의 여자가 허옇게 웃는다
거울 밖의 여자도 덩달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