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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by 한나

봄비

봄비는 대지의 어머니
풀어헤친 가슴에 매달려
비를 받아먹은 어린순들은
밤새 한 뼘씩은 자라나고

비가 지나간 자리마다
엄마의 손길에 매만져진
온갖 새것들은
네 살배기 어린 딸처럼 곱다

땋아 내린 갈래머리끝에
보라색 고무줄이 묶이고
리본 달린 빨강 구두
하얀 레이스 블라우스
주름 잡힌 노랑 치마

연두 잎새가 되어 볼까나
푸르른 숲이 되어 볼까나
한 자락 봄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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