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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깊이로 살면 될 것을

by 한나


또르르
돌틈 위를 구르는
산속 계곡 물소리는
얼마나 맑고 반가운가

우렁이 미꾸라지
꿈틀거리는 좁은 도랑은
또 얼마나 정다웠던가

생명줄을 붙들고
유유히 굽이쳐 흐르는
저 강물은
얼마나 용사다운가

검푸른 빛으로
서러움도 답답함도 아픔도
묵묵히 받아내는 바다는
수평을 지키는 바람벽이 아닌가

모두가 용사일 수 없고
그럴 이유는 더욱 없으니


산길에서 만나는
경쾌한 물소리로
그저 살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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