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d date
12. XZ와 함께 - 소개팅 Blind date
일을 마친 후 XZ와 함께 현실에서 만났다.
우리는 간단히 저녁을 먹으며 술을 한잔하기로 했다.
저녁으로 꽤 맛있어 보이는 돈마호크를 먹었고, 생각보다 고기가 훨씬 크고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이 참 맛있었다.
더불어 달모어 18년 산으로 목을 축였다.
정말 맛있었다.
우리는 매일 이렇게 음식을 먹을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다양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농담처럼 재미있게, 때로는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XZ가 핸드폰을 보고 나에게 혹시 소개팅 자리에 같이 나갈 수 있냐고 물어봤다.
나는 유부남이고, 심지어 2살 딸을 가진 아빠이다.
그래서 내가 굳이 너의 소개팅 자리에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하며 거절했다.
하지만 XZ는
"소개팅이 들어왔는데, 이 부근이래. 그리고 상대방 팀도 두 명이고, 나랑 소개팅할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은 유부녀라는데, 당연히 유부녀는 소개팅하지 않을 것이고, 그 둘이 같이 오겠다고 하네. 네가 같이 가줘도 될 것 같아서."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고민했다.
그리고
"알겠어. 일단 네 소개팅 자리에 가는 거로 하자. 하지만 내 와이프한테 이야기를 해놓고 가야겠어. 잠깐 기다려줘."라고 말했다.
바로 와이프한테 전화해서 현재 상황을 이야기했고, 와이프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허락을 해주었다.
그리고 별일 없이,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나와 XZ는 저녁을 다 먹은 후 소개팅 자리로 이동했다.
우리에게는 2차였는데, 마찬가지로 소개팅을 하기로 한 그녀들 또한 2차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 4명은 분위기 좋은 술집으로 가기로 이야기했다.
우리가 먼저 도착해서 잠시 담배 한 대를 피웠고, 이후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입가심하고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예약할 때 홈페이지에서 봤던 모습보다 훨씬 고급스러웠고, 고풍스러운 느낌이었다.
소개팅하기 딱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개팅을 하기로 한 그녀들이 왔다.
정말 아름다웠고, XZ의 소개팅녀는 청순미가 가득했고, 또 다른 한 명은 유부녀임에도 상큼 또는 발랄한 느낌이었다.
근데, 자세히 보니 내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등원과 하원을 하며 인사를 나눴던 내 딸 친구의 엄마였다.
나는 깜짝 놀랐고, 반가웠고, 왜 이곳에 왔는지 궁금했고, 세상이 참 좁다는 것을 신기해하였다.
XZ와 그녀들 또한 매우 놀랐고, 그 덕분에 우리는 낯을 가리는 시간이 거의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친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