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Selection Person
11. 첫 선택 인원 First Selection Person
살인자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 살인자는, 충동적이고 과한 행동을 보이고 있었지만, 살인했기 때문이 아녔다.
그는, 살인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타살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만 봤기 때문에 여기에 온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크렉에서, 자신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과한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때 XZ가 내 옆으로 왔다.
"오늘이나 내일 네가 선택 인원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했지? 바로 저 사람이야. 이제 네가 선택 인원을 직접 선택해 봐."
내가 말했다.
"야 XZ, 너 이것도 다 알고 있었던 거지? 미리 말 좀 해주면 안 되는 거야?"
XZ는
"내가 아는 미래가 전부는 아니야. 그리고 미래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변경이 된단 말이야. 또, 내가 말하면 그 미래가 바뀌게 되는데, 그러면 모든 것들이 뒤틀릴 수 있어. 절대 이야기할 수 없지. 앞으로도 내가 미래를 이야기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럼 난 다른 데로 간다. IT가 같이 해결할 일이 있다고 그러네. 나중에 봐!"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바로 가버렸다.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으나, 이 고민은 금방 해결되었다.
살인자의 누명을 쓴 사람은, 자신의 옆에서 죽어가던 사람을 지켜만 본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옆에서 사람이 죽어간다는 것 자체를 몰랐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큰 드럼통 안에 시멘트가 반 이상 차 있었고, 강물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고, 그냥 우연히 사람이 죽어가던 강에서 민물낚시를 하고 있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니 살인자와 나를 가로막고 있던 벽에 문이 생겼다.
그리고 그 문이 열렸고, 나는 열린 문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그럼에도 살인자의 누명을 쓴 ADHD같이 보이는 사람은, 나를 전혀 인지하거나 인식하지 못했다.
내가 그 사람의 손을 잡고 문으로 걸어가는 중이었음에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들어왔던 문을 다시 통과했고, 그 사람도 한 발짝 내딛는 순간, 그 사람은 없어졌다.
선택 인원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다시 현 세상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이렇게 선택 인원을 구분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가슴 뛰고, 뿌듯했다.
뭔가 성취감도 있었고, 이 일을 하는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살인자라고 판단되었지만, 실제로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이들을 위해 우리가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인자라고 판단하는 건 누가 하는 것일까?
이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선택 인원들이 억울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많이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