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13.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그와 동시에 나는 와이프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다.
유부녀가 우리 딸 친구의 엄마이고, 누구인지도 이야기를 하니 와이프는 역시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어차피 내가 불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그런지 그냥 잘 놀다 오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 우리 4명은 여러 가지로 이야기하며 점점 더 친해졌고, 간단하게 하이볼과 칵테일을 마시고 나서 3차로 놀러 가기로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고, 나와 유부녀는 슬슬 빠지기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밖에 나와서 내가 이야기를 꺼냈고, 유부녀도 동의했다.
XZ와 소개팅녀는 부끄러워했지만, 곧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는 순간, 차도에서 엄청나게 큰 굉음이 들렸다.
우리는 모두 놀라면서 소리가 난 곳을 바라봤는데, 그때 XZ와 소개팅녀의 앞으로 차에 치인 사람이 날아와서 바닥에 철퍼덕하고 쓰러졌다.
자동차는 차도를 몇 바퀴를 뱅글뱅글 돌더니 가로등과 충동하고 그 자리에 있었다.
운전자는 문에서 내리긴 했는데, 비틀거리면서 쓰러졌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운전자에게 다가가서 술 냄새가 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운전자는 이상한 이야기를 했는데, 자신이 운전한 것이 아니고,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운전하라는 암시를 걸었다고 했다.
또한 수전증같이 손을 떨었고, 코끝의 핏줄이 늘어나 있었다.
분명 나는 이 증상을 알고 있는데,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를 비롯한 우리 4명은 정말 소스라치면서 놀랐는데, 특히 소개팅녀가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공포에 질렸다.
얼굴이 창백해졌고, 입술 색깔이 어둡게 변했고, 숨을 헐떡였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XZ는 바로 소개팅녀를 부축했고, 안전한 곳으로 가서 그녀와 같이 앉아서 그녀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나는 경찰에, 유부녀는 119에 신고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나는 소개팅녀를 보고 공황장애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쓰러진 사람에게서 멀어지니 점차 안정되어 가는 느낌이 있었다.
'공황은 아닌 것 같은데, 그냥 갑자기 놀라서 그런 것일까?'라고 생각을 했지만, 역시 나는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유부녀에게 물어봤다.
유부녀의 이야기로는, 소개팅녀가 예전에 교통사고를 당했었다고 했다.
그때 크게 다쳤는데, 이후로 자동차를 보면 많이 무서워한다고 했다.
이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다.
이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며 소개팅녀의 상태가 이해되었다.
현재 소개팅녀의 상태를 계속 지켜보면서 확신을 가졌다.
왜냐하면 소개팅녀가 방금 전의 사고로 날아온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는, 해리성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걸 XZ에게 알려주고 싶었지만, 이미 XZ는 소개팅녀를 잘 돌보고 있었다.
XZ는 생각보다 강인하면서 섬세하고 미세한 부분을 알아차리는, 쉽게 말해 눈치가 매우 빠르기에, 소개팅녀를, 최선을 다해 챙겨주었다.
누가 봐도 잘 챙겨주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XZ에게 이렇게 다정다감한 모습이 있었나 싶다.
또한 소개팅녀가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 챙겨줬는데, 소개팅녀가 안정된 이후에 XZ에게 호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정말 다행이었고, 우리 4명이 꼭 다음 주에 같이 만나자고 했고, 3차에 갈 기분이 아니게 되었다고 하였다.
나는 유부녀와 같은 방향으로 갔다.
XZ는 소개팅녀를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나와 XZ는 이렇게 각자 헤어지게 되었고, 곧 만나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