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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석 Sep 06. 2024

21. SF와 함께 - 양복점

A Tailor's Shop

21. SF와 함께 - 양복점 A Tailor's Shop


SF는 현재 대기업을 다닌다.


그리고 직급이 꽤 높은 상태였다.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이 SF 또한 직급이 높다고 해서 힘든 일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나와 SF는 각자의 일을 마치고 만났다.


그리고 간단히 도가니 수육과 함께 반주했다.


이번 술은 고량주였고, 도가니 수육과 잘 어울렸다.


동시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역시나 현재 상황과 과거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미래에 일어날 일들도 같이 생각해 보고 나누었다.


그러다가 QK가 왔고, 우리는 다 같이 식사했다.


굉장히 즐거웠고, 기분이 좋았다.


이후에 2차로 HK의 가게에 가기로 했고, HK에게 연락하니 흔쾌히 오라고 했다.


더불어서 XZ에게도 연락했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오겠다고 했다.


그렇게 나를 포함한 6명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아마 내가 이인증을 느끼고 난 이후로 처음 다 같이 모였던 것 같았다.


크렉에서는 괴상한 살인자로 인해 다 같이 모이긴 했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았고, IT와 FT는 각자 일정이 있어서 오지 못했다.


우리들은 정말 신나고 재미있게 2차를 즐겼다.


딱 우리 6명만 있었고, 음식은 기가 막히게 맛있었고, 술도 매우 기분 좋게 마셨다.


속마음도 편하게 이야기했고, 지치지 않고 모두가 다 같이 지금, 이 순간을 즐겼다.


그러다가 SF가 말했다.

"나 이제 양복점 차리려고."


우리는 모두 놀랐다.


예전부터 SF는 옷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했는데, 이제 SF가 진짜로 옷 가게, 그것도 양복점의 사장님이 될 생각을 확실하게 행동으로 옮길 것으로 보였다.


또한 구체적인 계획들도 있었고, 이미 부동산은 다 훑어봤고, 자리도 이미 정했다고 했다.


그리고 첫 양복은 우리 소울파인더스 8명의 맞춤 정장으로 해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우리들 모두는 기분이 매우 좋았고, 우리를 생각해서 옷을 만들어주려고 하는 SF를 자랑스러워했다.


다 같이 만난 것도 오랜만이었고, 뭔가 하지 않아도 우리들은 충분히 괜찮았다.


그냥 친구들이 한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마치 휴가를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다가도 정적이 흐를 때도 있었다.


정적마저도 설레는 느낌이었고, 입가에 미소는 계속 유지되었다.


옛날부터 모이기만 하면 재미있고, 즐겁고, 행복했다.


요즘은 각자의 삶이 있고, 같은 동네에서 살지 않고, 결혼을 하고 가정이 있는 친구들이 생기다 보니 점점 만날 수 있는 시간과 요일 그리고 공간이 한정되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만남은 의미가 있었다.


명절이나 경조사가 아니었음에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여기에 FT와 IT도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는 한참을 재미있게 놀았는데, 어느 정도 우울에서 벗어난 QK가 시조를 읊조리듯 말했다.


"갈망과 욕망과 현실에, 끝에서 

우리 모두 잡는 그날까지  

현실에 안주하면 그뿐. 


앞으로 나가는 것 만이 

우리가 나아져 가야 할 길이기에,  


그 길은,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야 

인생에서 길을 찾을지어다. 


궁하면 변화하고 변화하면 바뀌듯이 

오래되고 변함없는 우정 또한 잊지 말자."


우리는 오늘 하루는 정말 밤새도록 먹고 마시며 즐겁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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