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al Alcohol Syndrome
19. 태아 알코올 증후군 Fetal Alcohol Syndrome, FAS
SF와 나는 곧장 크렉으로 갔다.
그리고 괴상한 살인자가 있는 곳으로 갔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고, 도착하자마자 나와 SF는 괴상한 살인자를 보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정말 이상한 느낌이었는데, 어둠 그 자체이면서 빛도 가지고 있었고, 신체적인 부분만으로는 나이가 구분되지 않았고, 또한 몸의 크기가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해서 몸집을 측정할 수 없었고, 크거나 작은 몸이었음에도 이차성징이 오지 않은 것처럼 성별을 구분할 수 없었다.
SF가 얼어붙은, 긴장한 몸을 깨우면서 나에게 이야기했다.
"TQ, 과거를 보여줄게. 나는 차마 못 보겠어. 지금도 오한이랑 긴장감이 맴돌아서 도망치고 싶거든."
나 또한 긴장을 최대한 풀고, 알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괴상한 살인자의 과거를 봤다.
과거를 보는데 뭔가 이상했다.
과거의 길이가 길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짧아서, 마치 단편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어둠 속에 있는 상태였고, 어디선가 물 같은 액체가 괴상한 살인자의 몸 안으로 들어왔다.
괴상한 살인자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거부를 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그 액체는 계속 괴상한 살인자의 몸속으로 들어왔다.
누군가가 괴상한 살인자의 입에 관을 연결해 놓고 물 같은 액체를 계속 주입하는 느낌이었다.
아, 느낌이 왔다.
하지만 과거를 계속 보게 되었는데, 괴상한 살인자의 뇌의 반응이다.
즉 뉴런이라고 하는 것들이 이동하는 선로가 있다.
이 선로들이 마구잡이로 파괴가 되고, 그로 인해 뉴런들의 배열이 수직적이지 않고 무작위로 배열이 되는 과정이었다.
이 때문에 괴상한 살인자의 모습이 매우 기괴했는데, 어둠에 있어서 구분이 잘되지 않았고 일반인들은 전혀 인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인중이 없는 것인지, 희미한 것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였고, 입술의 크기도 이상했는데 윗입술은 매우 얇아 없는 것 같았지만 아랫입술은 매우 굵었다.
또한 귓불의 모양이 뾰족했는데, 마치 누가 잡아당긴 것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미간이 매우 좁았고, 눈이 엄청 작았다.
마치 작은 단추를 보는 것 같았다.
내 느낌은 맞았다.
태아 알코올 증후군이다.
이상한 액체는 술 또는 마약이다.
그리고 어둠의 정체는 태아였고, 액체가 계속 주입되는 부분은 산모의 행동이다.
내 느낌이 맞다고 확신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해독 능력이 있는 성인들도 숙취로 고생한다.
하물며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 속의 아기에게 술이나 마약이 들어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겠는가.
알코올은 분자가 작다.
그래서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
내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 이후의 과거는 기억나지 않지만, 과거의 마지막 장면은 손에 꼽을 정도로 확실하게 기억한다.
태아 속의 아기가 엄마를 죽인 것이다.
아기 자신이 세상에 나오지 않고 죽음으로써 산모의 몸이 망가졌고, 그로 인해 산모가 죽었다.
아기는 자신의 목을 탯줄에 걸었다.
그리고 질식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