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확실히 개운하다
글 쓰기 전에 사진 한 장.
담배 끊은 지 1달 차. 2024.10.27
할아버지께서 담배를 피우실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아버지께서 담배를 피우실 때
나는 아무 알도 하지 않았다.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내 친구가 담배를 피울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담배가 나를 찾아왔을 때는
나를 위해 금연하라는 말을 할 사람이
남아있지 않았다.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은
담배가 내 몸을 망가뜨리기 때문이고,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난 이후에
그 누구도 나에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나 혼자 금연할 용기가 생겼다.
흡연을 당연한 것이 아니라 죽음의 지름길이다.
담배는 중추신경계흥분제(Stimulants)이다.
- 뇌신경 세포의 기능을 흥분시키거나 몸의 활동속도를 높이는 약물이다.
- 심박수, 혈압, 호흡수, 혈당수치를 높이며 혈관을 수축시킨다.
중추신경흥분제에는 담배, 카페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엑스터시, 코카인, 크랙(코카인 합성체), 메틸페니데이트 등이 있다.
분명 담배를 피우면 안정되는 것 같이 느껴지고, 한숨을 쉬는 것 같이 연기를 내뿜어서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신체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체는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호흡이 빨라지고, 긴장하는 것이다.
약물에 대한 부분을 공부했지만, 이론만 알고 있었고, 실제로 흡연할 때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머리로도 알겠고, 금연을 하니 느낌으로도 알게 되었다.
확실히 1달이 되고 나니 몸이 다르다.
야근과 조기출근으로 인해 잠을 4시간도 못 자는 날이 1주일에 1번 이상 있는데, 흡연할 때는 정말 피곤했고, 피곤함에 억눌리는 느낌이었다.
물론 피곤하지만, 피곤함이 예전처럼 나를 이기지 못한다.
정신이 멀쩡하고, 개운한 느낌이다.
금연할 때 있었던 눈의 피로도 점점 편해진다.
눈의 피로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다.
분명 다르다.
또한 꿈에서도 담배를 피우지 않고, 흡연을 하는 친구들이나 주변 지인들이 담배를 권유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쫓아다니던 악마도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악마는 나에게 다시 올 것을 알고 있다.
그날이 내가 죽기 하루 전날이라도 말이다.
덕분에 늘 경각심을 가지고 살고 있다.
초콜릿을 먹으며, 내 딸의 통장에 담배값을 이체하는 행동은 나에게 뿌듯함을 준다.
나중에 악마가 다시 날 찾아와도 금연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는다.
폭풍전야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담배 없이 살아가는 평화가 유지되길 바란다.
이제는 담배에 대한 절절함 없는, 색안경을 벗어던진 상태에서,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