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일기(4)

그냥 살아

by 레오

유튜브의 자동재생이 틀어져 있어서 듣게 됐다.


"나는 뭔가 달라서, 평범한 건 별로라서, 대단한 녀석이 될 줄 알았는데

그냥 저냥 살고 있어."


이 부분을 듣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울컥하는 기분이 어딘가 스스로 나이가 들었다는 걸 증명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그냥 다 이렇게 사는 거구나 싶으면서도 뭔가 대단한 일을 하지 못한 내 자신에게 실망감이 밀려온다.


해야 했었나? 지금처럼 사는 게 맞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나름의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인생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왔지만 믿어준 사람들에게 나는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일지는 속히 답할 수 없는 문제다. 난 항상 그렇게 살아왔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또 다른 가사가 귓가에 들어온다.

"뭐 어차피 인생 잘못됐다고 해서, 앞으로 얼마나 잘못되겠어.

살기 드럽게 힘든데, 그냥 살아!!!!"


처음에 "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서 들려오는 "미친듯 모두 날려버려!!"라고 누군가 말해준다.

속이 좀 뚫리는 느낌이다. 이미 틀린 인생인데 틀려봤자 얼마나 더 틀리겠는가.

작은 실수들 하나하나 모두 끌어안고 살아가는 내 자신이 참 바보같이 느껴진다.


그냥 살자.

주변에 듣고 싶지 않은, 관련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머릿속을 헤집는 나날이다.

돈, 결혼, 관계, 공부, 일, 사랑

좀 더 덤덤하게 그냥 살아가는 사람이 돼야겠다.


다같이 외치는 가사에서 위로를 얻는다.

"난 그냥 살아, 별로 못 살아

난 그냥 살아, 사실 별로 못 살아

뭐 근데 어떡해?

다 그냥 그런건데

산다는게 그렇지"


퇴근길에 이 한 곡만 리플레이하련다. 어두운 밤길에 소리가 내 길을 비춰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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