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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철 Jong Choi Dec 30. 2023

거란족의 후예

잡학은 꿀맛이다

고려와 거란의 전쟁. 

993년부터 고려는 약 30년 동안 3번의 전쟁을 치르고 나서 약 백 년 후 마지막 전쟁을 치른다.  

그러는 와중에 고려에 자의반 타의반 귀화한 거란족이 많았다.

자의로 귀화한 거란족은 친 고려 성향의 발해계 거란족으로 초기 전쟁 당시 투항 귀화한 자들이고, 타의로 귀화한 거란족은 전쟁 중 포로로 잡힌 자들이거나 여진족의 금에 멸망한 후 금에 대항하던 자들 중 일부였다.

걸로(乞奴)가 이끄는 일단의 거란족은 자신들을 지원하던 신흥 강국 칭기스칸의 몽골에 복속하지 않고, 고려 북쪽 지역에 난입하여 평양 동쪽의 강동성을 점령, 농성하던 중 려몽 연합군의 공격을 받고 항복한다.  

이때 몽골군이 남기고 간 일부 포로들을 고려 정부가 받아들여 전국 10도에 거란장이라는 게토를 만들어 따로 살게 하였다.

이들은 이전의 발해 유민들과 동격인 양수척(천민) 지위로 살 수밖에 없었다.  

만주에서 함경도를 거쳐 한반도로 유입된 여진족은 천 년 전 경상도 신라의 후예들이 건너가 이리저리 피를 섞어 어우러진 종족이기에 오랑캐로만 볼 수 없는 한민족과는 동족 개념의 종족이고, 여기에 거란족도 이 땅에 뿌리를 내려 우리와 어울렁 더울렁 섞여 살았으니, 지금의 우리는 여진족의 후예, 거란족의 후예들과 동족으로서 공존한다고 보면 된다. 


여진족 거란족 후예들 뿐일까?

이제는 코카시안, 아프리카인, 중동인, 히스페니아인, 동남아시아인 후예들까지 숱하게 번성하고 있음이니 가뜩이나 고대부터 다민족이 종횡하던 한국은 어쩌면 이민자의 나라 미국보다 더 복잡한 전 세계 인종 시장의 나라일지도 모른다.    


7백 년 정도 지나면 한민족의 씨가 마를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말도 되지 않는 소리다.

민족은 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같이 어울려 살며 같은 문화를 공유하면 피가 달라도 동족이 된다. 

내국인이 후손을 내지 않으면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펴서 국외 이주민들을 받아들여 같은 민족으로 살면 어찌 한민족의 씨가 마를 것인가?


며칠 전 트럼프가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들어오는 이민자들 때문에 자기네 백인들의 피가 더러워지고 있다는 망언을 해서 전세계적으로 지탄 받고 있다. 

그러는 트럼프의 육신도 오만 가지 피가 섞여 만들어진 것일 텐데, 저만 고결한 왕이라고 믿는 한 떨기 추한 이매망량이 미국 땅에도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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