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결정권이 없는 것을 자기 이력으로 생각한다?
한국인으로서 미국의 구글이라는 글로벌 회사에서 수만 명의 인사담당자로 근무하던 분이 말했다.
“한, 중, 일 인재들이 왜 실리콘벨리에서 성공하지 못하나 연구한 적이 있어요. 직원 중 아시아인 1만 명 중에는 역대 CEO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죠. 구글이 인종 차별을 하는 가 살펴봤더니, MS, 페이스북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도 CEO는 수두룩한데 다른 아시아인은 없는 겁니다. 더 확장시켜 실리콘벨리에서 상위직을 조사해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왜 그럴까?”
그의 결론은 이거였다.
“첫 번째가, ‘권위에 복종’입니다. 한국에서 채용 이력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언제 어디에서 누구의 몇 남 몇째로 태어나, 어떤 학교를 나오고, 어떤 스펙을 쌓았다. 이것의 문제점은 자기 결정권이 없는 것을 자기 이력으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어느 나라에 언제 누구의 아들딸로 태어난 것은 자기 선택이나 능력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의 말을 듣는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말했다.
“학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여러 스펙을 쌓았다는 건, 남이 던져준 과거의 지식을 잘 흡수하고, 남이 시킨 지시를 잘 이행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CEO는 남이 가지 않은 길, 오지 않는 미래를 대상으로 하는 선택과 결정의 연속입니다. 자기 능력이 아닌 타고난 배경을 중시하는 한 CEO가 될 수 없지요.”
시키는 대로 잘 해내야 할 분야가 있는가 하면, 그의 말대로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분야가 있는 법이다.
그가 덧붙였다.
“면접하면서, 이 회사에 왜 지원했냐고 물으면, 대개가 공부 열심히 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 한다거나,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아버지이자 남편이 되려 한다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론을 펼칩니다. 이 생각의 공통점은 자기의 목표가 없고 주위 사람이나 윗사람의 지시를 완성하는 것으로 인정받는데 만족하고 길들여져 있다는 겁니다. 자기만의 길을 가야 하는 CEO는 안 되는 겁니다.”
그가 두 번째로 얻은 결론은, 남에게 나의 약점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적다는 것이다.
“약점을 보여주면 상처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아시아인들은 자기 약점 보여주기를 극히 싫어합니다. 슬퍼도 안 슬픈 척, 아파도 안 아픈 척, 힘들어도 안 힘든 척하는 체면 문화입니다. 약점은 감추고, 근사한 점만 남에게 보여줍니다. 이중적이죠.”
학생부 지도교사가 서두에 쓴 약점을 보고 방방 뛰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A군이 쓴 원문을 보면, 주어진 학교생활에 순종하려는 노력과 자기 약점을 숨기려는 잠재의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주어진 실험 활동, 봉사 활동을 열심히 했고, 거기서 보람을 느꼈다. 기껏해야, 어떤 갈등이 생겨서 원만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가 추가된다. 순종에 대해 그게 좋다, 나쁘다를 판결하려는 게 아니다.
남들이 다 그런 기조일 때, 내 생각, 내 인생고민을 쓴다면 분명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획일적 정답이 있는 정시 전형과 달리 수시 전형은 개인의 사고력, 통찰력이 취지이기 때문에 보다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