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 소리

by 담월

부지깽이 소리


오순찬




탁—탁—

고요한 새벽을 가르던

부지깽이 소리


아궁이 앞에 말없이 앉아

아버지의 손끝에서 울리던

작고도 단단한 신호


일터로 나가기 위해

깨우는 소리

천둥소리보다 우렁차다


모른 척,

눈을 감은 채 귀 닫아도 들려왔다

아버지의 그 새벽


말이 필요없다

탁—탁—

부뚜막 두드리는

부지깽이의 정겨운 명령이다


결국

그 소리에 이끌려

잠 털고 일어났다.

등 뒤에 선 아버지와 함께

이슬 맺힌 들길을 걸었다.


말보다 깊은 정

정보다 더 오래 남는 울림


지금도 가끔

새벽이면

귀 기울여 본다.

혹시나

말 없이 깨우던

부지깽이 소리 다시 들릴까 하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