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탄생

#미신, 그럼에도

by 도담



임신 전, 임신 후에도

나는 당연히 자연분만을 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 후 5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서

임신은 더 이상 우리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국 선택한 시험관.

고맙게도 너는 한 번에 엄마에게 와주었다.


예정일, 새벽. 갑자기 양수가 터졌다.

20시간의 진통.

“아직 5센티밖에 안 열렸어요.”

“제 딸이라면 수술을 권하겠어요.”

간호사님의 말에도 나는 마음을 접지 못했다.


너를 만나기 며칠 전, 우연히 본 제왕택일

거기에 적힌 ‘최악의 날’이라는 글자가

내 마음을 붙잡았다.

그래서 15일엔 너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너도 도통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시계가 드디어 16일을 가리켰다.

아빠의 설득에 고개를 끄덕이고

“잘 갔다 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02:39분. 드디어 네가 태어났다.

아직 준비가 덜 된 듯 놀란 얼굴의 너.


그리고 처음 가슴 마사지를 받으러 가서 들은 말.

“오늘 역대급이잖아요.”

“뭐가요?”

“길일이라 엄마들이 다 수술을 했어요 30명.”


순간, 돌처럼 딱딱했던 가슴의 고통도

칼에 베인 배의 통증도 싹 사라졌다.


너를 품에 안은 그 순간,

내 인생에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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