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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희종 Feb 10. 2021

내 새끼가 더 이쁜 이유

세상에 거저는 없다

 난 아이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 22살에 처음 만난 우리 첫 조카도 아주 많이 이뻐했고, 그 이후에 4명이나 더 생긴 조카들도 아주 많이 이뻐한다. 친구의 아이들이며, 직장동료의 아이들이며, 심지어 지나가다 만나는 아이들도 나는 반갑고 좋아한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다 사랑스럽고 이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내 새끼가 제일 이쁘다.

"우리 아기 왜 이렇게 이쁘지?"

"오빠 새끼니까요"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그 당연한 것에도 분명히 이유는 있다. 나는 아이와 노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보통의 체력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고, 순간순간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아채야 하는 육감의 영역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여간 힘든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이와 노는 것, 아이를 챙기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아이와 노는 것과 아이를 챙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내가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는 뜻이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단순하게 정도 많이 쌓이지만 그 이상의 무엇인가도 생긴다.

 그것은 바로 우리 아이의 취향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인간관계를 맺어나가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다. 우선 모든 관계의 시작은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니까. 아직 아이가 나에 대한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제는 슬슬 자신의 주장이 강해지는 시기이다 보니 본인의 취향은 확실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요즘 우리 아이는 기본적으로 웃는 포인트가 있다. '둥글게 둥글게"와 '다람쥐' 노래를 제일 좋아하고, 맛있는 것을 주면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춤을 춘다. 자기 전에 아빠 다리 위에서 타는 비행기를 좋아하고, 엎드려 있을 때 등허리를 만져주면 자지러지게 웃는다. 또 졸릴 때쯤 아빠가 뽀뽀를 하러 간다고 예고를 하면 엎드려서 소리를 지르고 좋아하며, 가끔은 아빠 베개에 쳐들어와 아빠의 머리를 밀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요 며칠은 누워서 자신의 다리를 올려다가 떨어뜨리는 거에 재미가 들려 있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고 같이 해주다 보면, 아이의 밝은 모습들, 아이가 예쁘게 웃는 모습들을 더 많이 보게 된다. 사람이 자꾸 웃는 모습이랑 이쁜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어떻게 점점 더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그래서 당연한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웃는 모습을 가장 다양하게 많이 보는 사람이다.

 우리는 가끔 지나간 사진들을 다시 보곤 한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아이의 모습에 깜짝깜짝 놀란다. 지금과는 또 다른 표정의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16개월 동안 우리와 함께 지내면서 참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옆에서 모두 지켜보고 있고,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난 우리 아이가 이쁜 이유가 너무나도 많고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세상에 거저 생기는 것은 없다.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가 그러하듯이 부모와 자식 간에도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아이를 이뻐하는 것은, 아니 내 눈에 아이가 이렇게 이뻐 보이는 것은, 아이와 내가 그동안 함께 쌓아간 추억의 결과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당연히! 세상에서 내 새끼가 제일 이쁘다. 앞으로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이 아이와 함께 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전히! 쭉! 내 새끼가 세상에서 제일 이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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